대형 매물 희소성 반감?…“수요처·시기 달라 영향 없을 듯”

▲ 현대증권 매각 무산으로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현대증권 매각이 최종적으로 무산되면서 후폭풍이 예고된 가운데 한창 진행되고 있는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에 부담을 느낀 오릭스 측은 최근 인수 작업을 중단하고 현대그룹에 계약 해제를 통보, 매각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지난 6월 오릭스가 현대증권 지분 22.6%를 647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오릭스 측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파킹딜 의혹이나 일본계 자금에 대한 반감, 김기범 대표와 관련된 루머 등에 대한 안팎의 문제 제기에 부담을 느끼고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를 전제로 예정했던 임시주주총회를 세 차례의 연기 끝에 결국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업계 5위권에 해당하는 현대증권의 매각 무산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2위 대우증권은 현재 KB금융과 미래에셋 등이 인수를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누구든지 대우증권을 인수하기만 하면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로 부상할 수 있고, 사실상 남은 마지막 대형 증권사 매물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는 인수가는 무려 2조원을 훌쩍 넘는다. LIG투자증권이나 SK증권,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증권사들도 매물로 나와 있지만 대부분 중소형 증권사들이라 대우증권과 관심도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자구 계획상 현대그룹이 다시 현대증권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대우증권의 희소성이 반감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우증권의 대주주이자 현대증권의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매각 시점을 현대증권의 매각 마무리 이후로 잡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고 실제 그 방침을 따랐다. 시장에 두 증권사가 동시에 매물로 나올 경우 서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아직까지는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대우증권 인수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다. 양 증권사의 인수전 구도를 돌이켜보니 후보자들이 명확히 구분됐다는 점에서다. 실제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거나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KB금융·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등은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여기에 수위를 다투고 있는 대우증권과 5위권의 현대증권의 규모도 다르고 현대증권 재매각 추진 시기도 겹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대우증권 인수를 준비하던 후보 중 일부가 현대증권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여러모로 현대증권 매각 불발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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