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전략 패착에 제도권 금융사 편입 오히려 꼬여

▲ 고소영 씨의 TV 광고 계약으로 큰 논란을 빚었던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가 사실은 대부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
인기 배우 고소영 씨의 TV 광고 계약으로 큰 논란을 빚었던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가 사실은 대부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으면서 제도권 금융사로의 편입을 노리고 있는 J트러스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는 ‘대부업 광고 꼼수 논란’ 끝에 고소영 씨의 계약 해지를 결국 받아들였다. 앞서 J트러스트는 대부업체의 TV 광고를 규제하고 있는 현행법을 우회하기 위해 기업 이미지 광고에 국민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인기 여배우를 내세웠다는 꼼수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하지만 일본계 대부업체들을 향한 세간의 싸늘한 시선의 피해자라는 J트러스트의 항변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현재 J트러스트는 대부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J트러스트는 논란 당시 “아시아 전역에 26개 계열사가 있는데 그 중 어느 곳도 대부업을 하고 있지 않다”며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J트러스트는 지난 2011년 네오라인크레디트 인수를 시작으로 국내 대부업 시장에 진출한 후 지난해 2월 하이캐피탈대부와 KJI대부(원더풀론)을 인수하면서 업계 5위의 대부 업체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3월 이후로 거의 신규 대출 실적이 없다. 인수 직후 대부업을 사실상 중단한 셈이다.
 
일본과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 기반을 둔 금융그룹 J트러스트는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엔터테인먼트, IT시스템의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그룹이다. 국내에서는 JT친애저축은행(구 미래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구 SC저축은행), JT캐피탈(구 SC캐피탈)을 운영하고 있으며, JT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체 세 곳은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지난해 2월 J트러스트가 현대해상으로부터 사들인 하이캐피탈은 올해 초 모든 채권을 JT친애저축은행으로 이관한 후 대부업 면허를 반납하고 영업을 중단했다. KJI대부 역시 원더풀론을 포함한 대부 자산을 JT친애저축은행에 넘기고 인수 2개월 만에 사명을 TA에셋(TA자산관리대부)으로 변경했다. 네오라인크레디트도 지난 5월부터 부실채권 관리 및 청산 업무만 맡고 있는 상태다.
 
이는 J트러스트가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수단인 대부업으로 국내에 진출한 후 제도권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한 일련의 작업들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J트러스트는 국내에서 대부업 이미지가 씌워진 것과 달리 모태인 일본에서는 카드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일본 후쿠오카 현을 기반으로 하는 신용카드 업체 KC카드와 규슈·미야자키를 중심으로 신용카드업을 하는 ‘낙스’가 대표 기업들이며 2015년 3월 기준 총자산 5407억엔의 규모를 자랑한다. JT캐피탈을 지주사로 국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결국 제도권 금융사로의 도약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던 JT트러스트의 노력은 고소영 씨 논란을 통해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이번 논란에 이은 고소영 씨의 계약 해지, 다른 인기 배우 이영애 씨의 J트러스트 광고 제안 거부 사실 등을 접하면서 기존보다 더욱 확실하게 J트러스트를 일본계 대부업체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꼼수 논란까지 일면서 소위 많은 것이 ‘꼬여버린’ 셈이다.
 
숱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 대부업 꼬리표를 겨우 뗀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성급하게 톱스타 배우와의 광고를 추진했다가 역풍만 얻어 맞은 결과가 나오자 결국 홍보 전략의 부재가 이번 패착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질타도 나오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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