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60% 넘어…삼성證 “충분한 안내 통해 리스크 관리 중”

▲ 지난해 11월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공격적인 행보로 투자 유치의 선두주자로 나섰던 삼성증권이 최근 중국 증시가 휘청이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부터 상하이·홍콩 증시의 상장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후강퉁이 시행된 이후 공격적인 행보로 투자 유치의 선두주자로 나섰던 삼성증권이 최근 중국 증시가 휘청이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35p(1.49%) 오른 2061.52로 장을 마감, ‘차이나 쇼크’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일에도 전날보다 9.08p(0.45%) 상승한 2036.89로 장을 시작한 뒤 2030선 전후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9일 6년 만에 가장 큰 일간 상승폭인 5.76%를 기록하면서 코스피도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3일 오후 1시49분(현지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32.89p(3.43%) 오른 4010.69를 기록, 4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시장 안정화 의지에 따라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는 5~6월 고점을 찍은 이후 최근 들어 거품이 붕괴되면서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5000선을 돌파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달 26일 7.4%나 급락한 것을 비롯, 한 달간 30% 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도 현재 비상에 걸린 상태다. 후강퉁(沪港通·상하이 및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이란 홍콩과 상하이 주식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후강퉁은 상해 주식을 뜻하는 ‘후구(沪股)’와 홍콩 주식을 뜻하는 ‘강구(港股)’가 서로 연결(通)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시행됐다.

특히 후강퉁 시행 후 중국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증권은 난감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후강퉁 위탁매매 수탁고는 상반기 중 1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일각에서는 자산 관리 최강자라는 타이틀이 위협받을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삼성증권, 공격적 행보로 압도적 점유율 자랑
삼성증권은 현재 후강퉁 주식 중개 부문에서 6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총 증권사 수가 60개임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점유율은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국내 후강퉁 주식 중개는 증권사별로 심각한 편중 현상을 보여 3위 이하부터는 5% 이하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증권이 후강퉁 제도 시행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덕이다. 또한 공격적인 투자도 한 몫 했지만 당초부터 삼성증권이 개인 주문 해외 주식시장 중개에서 이미 1위를 달리고 있었던 만큼, 후강퉁 시행으로 인해 중국 증시에 관심이 높아진 투자자들이 몰린 탓도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증권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리서치 부분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증권은 팀을 구성해 2014년 상반기 내내 중국시장 리서치에 집중했다. 삼성증권은 그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중국 증권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했고, 8월에는 중국 관련 상품을 베스트 추천 상품에 편입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당시는 중국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한 11월보다 3개월이나 이른 시점이었다.

하반기 들어 후강퉁 시행 예정 뉴스가 나오자 삼성증권은 중국시장 리서치에 더욱 몰입했다. 11월 후강퉁이 시행된 후에는 중국시장 리서치 조직을 묶어 12월에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차이나 데스크’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차이나 데스크는 올해 3월 ‘차이나센터’로 지위가 격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발빠른 행보와 경쟁력 확보가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으로 몰리게 된 이유다. 

▲ 후강퉁 주식 거래 시장에서 6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중하순부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 안내를 고객들에게 내보내기 시작했지만 일각에서는 더욱 명확한 전략이 제시됐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시스

◆中 증시 거품 붕괴에 추천추 초토화?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후강퉁 시행 이후 삼성증권은 고공 행진을 거듭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거래 규모는 크게 늘었고, 그만큼 삼성증권의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6월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규모는 9조9000억원 수준으로 전월의 6조84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595억원에서 733억원으로 늘었다. 2014년 1분기 4억 원에 불과했던 삼성증권 해외 주식시장 중개 수수료는 지난 1분기 100억원을 넘었다. 1년의 차이를 둔 같은 기간에 20배가 넘는 성장률이다.

하지만 5166.35p를 기록한 지난달 12일을 기점으로 상하이 증시가 냉각을 거듭하면서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반짝’ 반등에도 불구하고 4000선을 갓 회복한 상태다. 당분간 업계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3700~3900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성증권이 압도적으로 높은 후강퉁 주식 중개 점유율이 삼성증권에 부메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증권이 ‘차이나10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난 2분기 추천한 9개 종목 중 추천일 이후 지난 7일까지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단 한 개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백시통뉴미디어(동방명주)는 지난 5월13일 추천일 이후 지난 6일까지 총 47.15% 급락했다. 67.36위안이었던 주가도 6일 35.60위안에 마감했다. 지난달 10일 추천한 상해전기기계 역시 40%가 넘게 급락했다. 추천일 당시 43.8위안이었던 주가는 지난 6일 25.43위안으로 하락했다. 국전남서테크놀로지(-26.95%), 국약그룹(-21.69%), 보리부동산(-20.40%) 등도 20% 넘게 하락했다.

이밖에 정주우통버스(-8.46%), 해천미업(-6.89%), 중국건축(-4.65%), 청도하이얼(-3.78%) 등도 3~8%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그나마 지난 3월에 추천한 항천정보가 편입일 대비 플러스 성과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출구전략 제시 한계” 지적도
물론 삼성증권은 앞서 중국 증시가 과열됐다는 판단 하에 한 차례 빠르게 투자자들에게 주식 비중을 조절할 것을 권하기는 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위원이 지난 5월 중국 주식 투자에 대한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한 것을 비롯, 4월 중하순부터 안내가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는 이미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상하이종합지수의 5000선을 기점으로 중국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였다. 이에 더 적극적인 대응을 했어야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투자 권고의 적극성에 비해 적절한 출구전략 제시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출발점은 좋았지만 향후 상하이종합지수가 더 빠지게 되면 워낙 후강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이 실패하는 결과로 귀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익절과 손절 기준을 확실히 제시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구나 앞서 삼성증권이 지난 2012년 브라질 국채와 국고채 30년물에서 ‘쓴 맛’을 맛본 아픈 기억까지 재조명되면서 삼성증권의 명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브라질 국채 판매에 적극 나서며 성공적인 마케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증권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움직임에 따른 브라질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지난해부터 브라질 국채 비중을 줄이고 있다. 이후 전면에 내세웠던 국고채 30년물 역시 저성장 고령화 등을 근거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손절매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증권에서 브라질 국채로 손실을 본 고액자산가들은 대거 이탈 조짐을 보이다 중국 증시로 많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대노해 직원들이 수기 반성문을 쓰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증시에서 실패 사례가 반복될 경우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12년 출시된 후 1년여 사이에 10% 넘게 손실을 냈던 국채 30년물은 최근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 가격을 회복한 것은 물론 줄곧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일각에서는 10% 이상의 평가 이익을 내면서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문의까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증권이 국채 30년물에 대한 명예는 회복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 브라질 국채, 국채 30년물 등에서 쓴 맛을 본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사진)은 최근 직원들에게 수기 반성문을 제출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비록 국채 30년물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명예가 회복되기는 했지만,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후강퉁에서 예상 외의 타격을 입을 경우 삼성증권의 명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리스크 관리 초점…이탈 움직임 딱히 없다”
한편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7월 들어 거래가 중국 증시 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은 맞지만 딱히 고객들의 이탈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삼성증권의 후강퉁 주식투자 거래대금은 6월 일평균 거래 대금 63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인 300억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의 6월 후강퉁 거래대금은 1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관계자는 “중국 증시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고객들에게 비중 축소, 일부의 현금화, 타 종목으로의 교체 등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안내를 해드리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따라 덜 오른 우량주로 교체하거나 홍콩 H시장으로 옮기는 등 대응을 하신 고객들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중국 증시가 최근 반등했지만, 아무래도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금 올라오더라도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지금도 연초에 들어간 분들은 수익률이 100%가 넘어가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더욱 정확한 기준 및 시점이 제시됐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 그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안내 등이) 저희가 해야 하는 ‘미션’ 내지는 ‘롤’이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4월 중하순부터 (선제적으로) 지속적으로 안내를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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