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시장 대형금융사 ‘한판 승부’ 관심 집중

▲ 인수합병(M&A) 시장에 KB·하나·신한·NH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뛰어들었다. 이에 M&A에서 벌일 대형금융사들의 승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우리은행이 7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를 조성을 추진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KB·하나·신한·NH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뛰어들었다. 이에 M&A에서 벌일 대형금융사들의 승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흥국자산운용과 손잡고 7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에는 우리은행이 20% 규모인 2000억원 가량을 출자하고, 흥국생명·흥국화재 등 태광그룹 계열 보험사가 총 1500억원, 삼성증권이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남은 금액은 펀드 결성 목표 시점인 6월 말까지 연기금이나 기관 투자자 등에서 유치해 흥국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을 맡게 된다.

사모대출펀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모아 대출해 수익을 얻는 펀드를 말한다. 통상 소수 기관 투자자가 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끌어모아 인수합병(M&A)추진 기업에 선순위 자금을 빌려주는 식으로 운용된다. 미국·유럽 등 선진 금융 시장에서는 M&A 거래의 주요 자금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신한은행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손잡고 5650억원 규모의 ‘신한시니어론펀드’를 결성하며 첫 스타트를 끊은 이후, 같은해 11월 하나금융그룹이 7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자산운용이 교직원공제회 등과 함께 조성한 이 펀드는 3~4개월 만에 자금읆 모두 소진하고 1조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에 나섰다. KB금융그룹은 지난 4월 575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 결성을 완료했고, NH농협금융지주 역시 NH투자증권과 NH-CA자산운용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제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사모대출펀드 규모는 약정액 기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역시 5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어 규모는 더욱 커질 여력이 있는 상태다.

국내 대형 금융사들이 사모대출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은 797억달러(87조3000억원, 부동산 인수 포함) 규모로 전년(418억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억달러대에서 주춤했다가 지난해 삼성그룹의 구조조정과 OB맥주, 다음카카오 등의 대형 M&A가 이어지면서 400억달러를 돌파하고서 급속도로 불어났다.

하반기에는 홈플러스, 동양시멘트와 대우증권, 동부익스프레스 등 중량감 있는 M&A매물이 대기하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아울러 1.5%대 저금리로 인해 영업환경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절대 금리 수준이 높고 예대마진에서 자유로운 선순위 인수금융은 ‘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 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M&A 기업에 대한 선순위 대출 금리가 3% 후반에서 4%대 중반까지 형성돼 있는데 이는 펀드 운용에 따른 수수료를 감안해도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M&A시 인수자 측 지분(에쿼티)투자분이 40~50%가량 들어가 은행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토대로 한 부동산대출처럼 절반 정도의 담보를 확보해 안정성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이 사모대출펀드에 출자할 때 자기자본(PI)을 활용하는 만큼 선순위 인수금융은 예대마진에서도 자유롭다"고 덧붙였다. [시사포커스 / 성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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