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발표 후 첫 거래일에도 주가는 오히려 약세

▲ 지난 12일 장 마감 직후 현대차가 사상 첫 중간배당 방침을 발표했지만, 발표 후 첫 거래일인 15일에도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엔저 장기화와 판매 부진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첫 중간 배당을 결정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고 증권가도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면서 현대차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14분 현재 현대차의 주가는 2000원(1.45%) 하락했던 전 거래일인 지난 12일 종가에서 500원(0.37%) 떨어진 13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가 발표한 첫 중간배당 실시 방침이 아직까지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오후 현대차는 장 마감 직후 “내달 1일부터 15일까지 2015년 중간(분기) 배당을 수취할 권리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내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배당관련 일정과 배당 금액을 결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간배당은 사상 처음이다.

그간 글로벌 기업임에도 배당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현대차는 지난해 구 한국전력 부지를 고가에 매입한 이후 외국인들이 등을 돌리면서 주가가 추락하자,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중간배당 실시 등의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중간배당 결정은 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현대차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도 크게 악화돼 있다는 점에서 중간배당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돼기도 했다. 현대차는 엔저와 유로화 약세 등 환율 여건의 악화와 내수 점유율 하락 등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를 내준 지 어느새 3주 가량이 흘렀음에도 오히려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주가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중간배당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대차의 중간배당 조치가 나온 후 첫 거래일인 15일에도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심지어 장 개시 초반인 이날 오전 9시 13분에는 전 거래일보다 1.10% 떨어진 13만4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지 중간배당 실시 결정만으로는 현대차의 주가 회복을 점치기는 힘들다는 반응도 나온다. HMC투자증권 이명현 연구원은 지난 4일 “최근 현대차에 대한 주가 반응은 과도하다”면서 “2분기 실적 발표 전 현대차의 중간배당 발표 여부와 그 규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한 바 있따.

반면 아직 평가는 섣부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의 첫 중간배당이 주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이라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1만원을 유지했다.

IBK투자증권 이성현 연구원은 “중간배당금은 대략 1000원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고 연간 배당성향은 15~16%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주가 하방경직성 확보 및 주가 회복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성현 연구원은 글로벌 판매 부진, 엔달러 약세 심화 등의 환율 우려, ELS(주가연계증권) 원금손실구간 진입에 따른 수급악화 우려 등의 요인들이 주가 회복이 추세적일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아직까지 현대차의 주가 흐름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내달로 예정된 사상 첫 중간배당의 규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현대차의 주가는 혼조세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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