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 자처한 이용자 “언니, 왕따에 사직했다” 논란 확산

 

▲ 지난 15일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가 자신의 친언니가 마비노기 영웅전의 웹디자이너로 근무하다 실수를 저지른 것 때문에 왕따를 당하고 사직했다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국내 굴지의 IT기업 넥슨에서 한 직원이 실수 때문에 한 달여간 직장 내 따돌림에 시달리다가 결국 사직했다는 얘기가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5일 오전 트위터에 사직한 직원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두 개의 트윗글을 게재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이용자는 트위터에서 “너무 속상하다”며 자신의 친언니가 넥슨의 인기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 팀에서 일하던 웹디자너였다고 소개하고, “실수 하나 한 걸로 한 달 동안 회사 내에서 사람 하나를 왕따에 조리돌림하다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그 웹디는 한 달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이용자는 “한 달 동안 눈치보여서 밥도 못 먹고 매일매일 사과하고 매일매일 전 직원한테 까였다”면서 “남 탓 한 번 안하다가 회사에서 잘려서 일자리를 잃은 순하고 마음 여린 웹디가 우리 친언니”라면서 마영전 팀을 비난했다. 현재 이 아이디를 사용하던 이용자는 계정을 탈퇴했고, 다른 이용자가 해당 아이디로 계정을 새로 생성해 사용하고 있다. 

▲ 누리꾼들인 이 게시글의 배경으로 지난달 벌어졌던 이미지 표절 논란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마비노기 영웅전 측은 망각의 낙원 에피소드3 그림자와 빛을 업데이트하면서 프로모션 이미지(위)를 내놓았는데, 이 이미지의 배경이 글로벌 히트 게임 디아블로3의 말티엘 월페이퍼 이미지(아래)와 유사해 표절 논란이 일었다. ⓒ각사 홈페이지

◆마영전 웹디자이너 왕따, 이미지 표절 때문?
정확한 사유와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은 이 트윗글이 대형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논란은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최근 마영전에서 내놓은 새 에피소드인 ‘망각의 낙원’ 에피소드 3 업데이트 ‘그림자와 빛’에 사용된 장면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디아블로3’ 확장팩 말티엘 월페이퍼와 비슷해 벌어진 표절 논란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최근 마영전 측이 에피소드3 ‘그림자와 빛’을 업데이트 하면서 내놓았던 신규 레이드 보스 ‘고대 글라스 기브넨’의 이미지를 보면 디아블로3 확장팩 말티엘의 월페이퍼 이미지와 날개 배경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전반적인 구도도 비슷하다는 느낌이라는 것이 누리꾼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논란이 되자 마비노기 임덕빈 디렉터는 지난달 30일 새벽 2시경 ‘프로모션 페이지 이미지 관련 사과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통해 “에피소드3 업데이트 이미지 문제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문제를 확인 후 홈페이지에서 해당 이미지를 즉시 삭제했으며 이미지의 출처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것은 큰 실수”라고 설명했다. 공지 이후 이후 해당 이미지는 삭제됐고 배경 등이 교체된 버전으로 변경됐다.

게임 업계에서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의 글로벌 히트작들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 블리자드의 위치는 실로 공고하다. 특히 해외 유명 게임사로부터 표절로 인한 저작권 관련 소송이라도 걸릴 경우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고 막대한 배상도 수반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누리꾼들은 트위터에 게시된 글의 주인공이 이 이미지를 제작한 웹디자이너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디아블로3의 이미지 표절 문제가 불거지면서 직장 내에서 해당 이미지를 맡은 웹디자이너가 사내에서 소위 ‘찍히게’ 됐고, 함께 일하던 동료 뿐 아니라 대다수 직원들이 이 웹디자이너를 암묵적으로 따돌려 결국 이 웹디자이너가 그만 두게 돼 옆에서 괴로움을 호소하던 친언니를 지켜보던 동생이 분통을 터뜨린 것 아니냐는 얘기다. 

▲ 논란 이후 마비노기 영웅전 홈페이지의 에피소드3 프로모션 페이지에서는 해당 이미지가 삭제되고 배경이 바뀐 이미지로 대체된 상태다. ⓒ마비노기 영웅전 홈페이지

◆“당할 만하다” vs “왕따는 지나쳐” 팽팽
현재 누리꾼들은 이 같은 소문이 퍼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내용의 진위 여부와 사직 과정, 사안의 경중 등을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격론을 벌이고 있다.

사측 입장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대체적으로 디아블로같은 해외 유명 게임사와 저작권 문제로 얽힐 경우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이미지는 누가 봐도 표절이며, 표절로 인한 저작권 문제가 불거질 경우 사측에 피해가 막심한데 표절 논란을 야기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큰 문제를 일으켜 해당 직원이 이용자들 뿐 아니라 상사들로부터 크게 혼나고, 이에 따라 동료들이 소위 ‘찍힌’ 그 직원과 가까이 하지 않게 된 것 아니겠느냐”라고 추정하며 해당 트윗에 설명된 사직 과정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사내 분위기가 지나쳤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문제가 중대한 사안인 만큼 정규직이라도 해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규정에 의거해 사직서를 받거나 즉시 징계를 내리는 등의 깔끔한 처리가 이뤄지면 되는 것이지 실제로 저작권 소송이 걸리지도 않았는데 한 달여간 수 많은 사람들이 한 직원을 타깃으로 삼아 따돌리는 것이 잘한 것이라는 얘기냐”고 반박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매일 같이 사과했다는데 밥도 같이 못 먹게 하고 굳이 왕따까지 해야 했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내용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는 시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단 웹디자이너가 왕따를 당하고 사직을 했다는 내용 자체가 사실인지도 알 수 없고, 이미지를 항상 웹디자이너가 제작하는 것도 아닌 만큼 사직이 표절 문제와 관련이 없을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넥슨 “해당 웹디 현재 근무중” 반박 

▲ 한편 이처럼 확산되는 소문에 대해 넥슨 측은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내용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해 향후 진실 공방을 예고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한편 넥슨 측은 이 같은 소문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넥슨 관계자는 18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트위터 계정의 게시글과 관련된 소문을 접했지만, 확인 결과 왕따설과 퇴사설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이미지 표절 문제는 상당히 지난 일이며 모두 관련 이슈들이 마무리된 상태고, 이번 트윗의 해고 논란과도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담당 부서에서 확인한 결과 친동생이 감정적인 글을 올린 것은 맞지만, 지목된 웹디자이너는 사직한 적이 없으며 현재 근무중”이라고 덧붙였다.

넥슨 측의 주장대로라면 해당 게시글이 마영전 담당 웹디자이너가 표절 논란을 겪은 것은 맞지만 왕따를 당하고 퇴직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넥슨이 과거부터 이미지 뿐 아니라 게임 등에서 수 차례 표절 논란에 휩싸였고, 적어도 최근 마영전이 이미지 표절 논란을 겪었던 사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트윗글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한 한 누리꾼의 글에 반박한 다른 누리꾼은 “대형 사고가 발생했고 해고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실제 큰 피해가 날 뻔 했는데, 담당자의 문책과 사직 요구 등의 분위기가 실제로 없을 직장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재반박했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넥슨 측이 해명에 나서자, “정황상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의견과 넥슨 측의 “왕따설과 퇴사설은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이 맞물리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트윗글을 다룬 대형 커뮤니티의 게시글들에서는 수 백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어, 향후 넥슨 측의 해명을 놓고 진실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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