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당사자간 해결만 강조”…한샘 “과도한 요구에 난항” 반박

▲ 지난 7~8일 파주에 이사온 한 주부가 포털 게시판에 올린 한샘 인테리어 대리점의 날림공사 피해글이 알려지면서, 한샘 본사 측의 태도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샘

국내 굴지의 가구 대기업인 한샘이 한 주부가 인터넷에 올린 인테리어 대리점 부실시공 호소글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지난 7~8일 유명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연달아 올라온 한 주부의 글에 따르면 파주에 이사온 지 두 달여 된 이 주부는 한샘의 인테리어 대리점인 ‘디자인한샘 파주점’을 찾아 시공을 맡겼지만, 대리점주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입주 예정일을 훨씬 넘겨서까지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주부는 한샘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의뢰한 만큼 한샘 본사에 지속적으로 항의했지만, 정작 한샘 본사는 지속적으로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 “한샘 대리점, 입주 예정 넘기고도 ‘날림공사’” 분통
게재된 장문의 게시글 내용에 따르면, 지난 3월 파주로 이사오게 된 주부 A씨는 10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맞춰주면서도 AS가 확실한 인테리어 업체를 찾다가 대기업인 한샘에서 운영하는 디자인한샘 파주점을 찾아 이사 직전인 지난 2월 25일 4400만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계약 전에 대리점주에게 10일이라는 공기를 맞출 수 있는지를 체크했고, 대리점주는 한샘에서 시공직원들이 파견나오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가능하므로 충분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리점주는 입주를 하루 앞둔 지난 3월 12일까지도 공사를 완료하지 않았다. 이사를 하루 앞두고 있던 A씨는 대리점주에게 따져 물었지만, 대리점주가 하루 만에도 끝낼 수 있다며 호언장담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A씨는 다음 날 이사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사 당일에도 결국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 화가 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다음 날까지는 꼭 끝내주겠다는 약속 뿐이었다. 결국 공사가 완료된 것은 예정일로부터 5일이 지난 지난 3월 18일이었다.

공사 완료 후에도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A씨는 공사가 완료됐다는 통보를 받고 진행상황을 확인했지만 재공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대리점주의 잔금 요청에 하자보수를 요구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부실 투성이었다. 대리점주에게 강마루를 부탁했지만 온마루가 시공됐고, 기존 마루를 철거한 후에도 사전 작업 없이 실리콘으로 즉시 마감해 외관이 흉했다. 화장실 역시 타일의 줄눈이 깨지거나 타일들의 수평이 맞지 않았고 한샘의 자재가 아닌 외부 자재가 사용됐다. A씨는 실리콘 마감 사이로 하얀 벌레들이 계속 나왔다고 전했다.

A씨는 도배 역시 세 개 방의 벽지가 틀어져 갈라졌고 전기코드가 덮어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시공상태였다고 전했다. 더구나 대리점주는 왜 전기코드가 없냐는 말에 원래 이 집에 전기코드가 없다고 답했지만, 도배지에 튀어나온 모양을 발견한 A씨는 이 부분이 원래 전기코드 부분이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A씨는 “붙박이 장과 샷시, 문, 몰딩에 대한 필름작업 역시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리점주는 필름들을 통으로 재단한 것이 아니라 오려서 잘라 붙였고 공사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실리콘이 떨어져 나가고 변색이 진행되고 있었다.

▲ 피해자 A씨는 세개 방의 벽지가 틀어서 갈라지고 전기코드를 마음대로 덮어버리는 등 집안 도처에서 성의없는 시공의 흔적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네이트

◆A씨, “한샘 본사에 항의해도 ‘소득 無’”
셀 수도 없는 하자 투성이의 공사 상태에 분노한 A씨는 대리점주의 행동에 더욱 기가 막혔다. 대리점주의 잔금 요구에 A씨가 마루, 화장실, 필름, 도배 등의 하자 보수가 끝나면 지급하겠다고 하자 대리점주는 알았다고 하고 돌아갔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변호사한테 연락이 왔다. 대리점주가 공사대금 미납으로 A씨를 고소한 것이다.

더구나 총 공사금액은 착수금 및 공사 시작일에 지급한 대금 2450만원과 잔금 1950만원을 합해 계약 체결 당시 4400만원이었지만, 추가 보수 비용 등을 포함한 최종 공사비용은 5040만원으로 오히려 불어났다.

A씨는 한샘 본사 AS팀에 항의했지만, 한샘 측에서는 공사비를 완납하면 대리점주가 알아서 해 줄 것이라는 답변만 내놨다고 전했다. A씨가 한샘의 CS팀에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결국 본사 직원이 왔지만, “아마 하자보수 해주려니 돈이 너무 많이 들것 같아서 그냥 자포자기했나봐요”라는 말 뒤에 돌아온 건 역시 “본사는 책임이 없고 당사자간에 알아서 처리하라”는 말 뿐이었다.

최후의 보루였던 본사에 항의해도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은 A씨는 “한샘 측이 오히려 내가 지나치게 많은 보상을 요구해 거절했다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한샘 측과 한 얘기는 공사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재시공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본사 측에서 그럴 수 없다고 한 것이 전부”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결국 잔금 미지급으로 고소당한 A씨도 대리점주를 상대로 하자보수 및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이 게시글이 확산되자 해당 게시글에서는 물론이고 포털, 인기 커뮤니티 등에서 나란히 공분을 터뜨렸다. 한 누리꾼은 “비싸도 대기업이라 믿고 맡기는 게 한샘이었는데 이러면 누가 한샘에 맡기겠느냐”며 황당함을 표시했다.

다른 누리꾼은 5천만원이라는 견적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브랜드 믿고 맡기는 게 사후 관리 때문인데 저렇게 해놓고 저 돈을 요구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해당 공사 현장을 찾은 전문가들도 ‘총체적 난국’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 A씨는 창틀의 필름작업 역시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리점주 측은 오히려 A씨를 잔금 미납으로 고소했고, 한샘 측은 이 과정에서 당사자간의 해결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트

◆한샘 “대리점주는 독립사업자…본사 역할 제한적”
비난이 집중된 한샘 측은 기본적으로 대리점주는 본사와의 별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독립적인 사업법인이라고 해명했다.

한샘 본사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가 손을 놓고 있다는 식으로 알려진 것은 우리로서는 억울하다”면서 “글이 올라오기 전부터도 계속 대리점주와 고객의 중재를 시도했었고 사건이 알려진 이후 현재 해당 고객과의 만남을 잡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A씨는 게시글에서 본사 측에서 내놓은 답변은 당사자간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 뿐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대리점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원래 처음부터 본사가 개입해서 중재하지는 않고 당사자간의 합의를 우선시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결국 양자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본사가 먼저 해결해주고 대리점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식으로 해결한다”면서 당사자간의 해결을 우선시한 것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그런 방식으로 해주기를 기대하고 대기업인 한샘에 맡기는 것 아니겠느냐”는 질문에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전국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1만 곳이 넘고 이번 일에서도 기본적으로는 공사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한 대리점이 버젓이 존재하는데도 본사가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원래 본사의 역할은 공사가 끝난 후 우리 제품이 사용된 부분에 대해 하자 보수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현장을 예로 든 그는 “대리점주들은 여러 제품들을 사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고 이번 현장에서도 벽지 도배 등 우리 제품이 쓰인 부분이 크지 않은데 이런 부분까지 한샘에서 처음부터 나서서 해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당위성도 그렇지만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양측이 쌍방을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중이고 결국 지속적인 중재 시도에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탓에 본사가 적극 개입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양 측의 입장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리점주 측은 현재 공사 상의 실수를 인정하고 재시공을 해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리점주가 보상으로 300~500만원을 제시했지만, 고객 측은 800만원을 요구했고 800만원을 제시하자 (선입금 금액인) 2400만원을 다시 요구했다”며 “이어 고객은 선입금 금액과 다른 업체에 재시공해야 하는 금액을 더해 7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이 고객은 500만원 이후의 얘기를 한 적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요구에 대한 부분은 대리점주·한샘 측과 고객 간의 진실 게임이 불거지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고객 측이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리점주와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아 현재 고객과의 협상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측의 역할론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대리점에 대한 교육을 가장 엄격하게 시키고 있는 곳이 한샘이다”라면서 “또한 문제가 불거지면 최대 계약 해지 조치까지 내려지는 등 페널티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당사자간 협의를 우선시한 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본사가 나서 적극 개입해 보상해주고 대리점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최대 계약 해지까지도 가능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관리 프로스세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이 밝히며 “글이 올라와서야 본사가 울며 겨자먹기 격으로 나섰다는 얘기는 말도 되지 않는다”며 손사레를 쳤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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