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 110명으로 산재사망 살인기업 후보 올라

 

▲ 국내 건설업계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현대건설이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 후보에 오르면서 산재사망 최다 발생이라는 오명을 쓸 위기에 놓였다. 사진 / 홍금표 기자자

시공능력평가 1위를 수 년간 지켜내고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린 현대건설이 또 다시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될 위기에 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위한 공동 캠페인단(이하 산재사망 캠페인단)은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기업에 대한 처벌 및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위한 투표를 오는 12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공식 통계 110명의 산재사망을 기록, ‘산재사망 살인기업’ 후보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가장 많은 노동자가 사망해 후보에 올랐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현대건설에서 추락사 등 동일한 형태의 사고 반복으로 작업 도중 사망한 노동자는 110명에 이른다.

김양곤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실장은 “현대건설은 무리하게 공사를 밀어붙이기로 유명하다”며 “무리한 것들을 요구하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재사망 살인기업’ 5개 후보에 오른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산재사망 건설분야에서 이미 불명예를 안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2007년과 2012년에도 건설분야 및 전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간 현대건설은 산재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도 종종 하도급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원청의 산재사망률이 낮다는 식으로 홍보해 떠넘기기 또는 은폐 의혹을 받는 등 빈축을 샀다. 이번 조사에서는 하청 회사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 역시 원청에 귀속돼 순위가 매져겼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산재 사망자 110명이라는 통계에 대해 저희도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그렇게까지 많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규모가 큰 만큼) 건설 현장이 국내에서 가장 많기 때문에 사고 발생이 많은 면은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난해 1~2명 정도로 줄어드는 등 최근 크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세월호 국민대책위 존엄안전위원회로 구성된 산재사망 캠페인단은 오는 13일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 산재사망 캠페인단은 산재사망 살인기업 5개, 재난사고 살인기업 5개 등 총 10개의 후보를 선정, 오는 12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13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최악의 살인기업’ 결과, 오는 13일 발표
한편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은 원래 2006년부터 매년 4월 28일 국제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에 즈음해 이뤄져 왔으나, 올해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날짜와 내용에 변화가 가미됐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위의 존엄안전위원회가 주체단체로 참가했고, 과거 10년간 산재사망 살인기업 뿐 아니라 재난사고 살인기업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후보로 꼽힌 기업은 산재사망 살인기업 5개, 재난사고 살인기업 5개 등 총 10개다.

산재사망 살인기업 후보에는 현대건설 외에도 10년간 74명, 지난해만 10명이 사망한 현대중공업과 10년간 반올림 제보자 80여명까지 포함한 총 101명이 사망한 삼성전자, 우체국 집배원의 인력 부족으로 10년간 75명의 사망을 기록한 우정사업본부, 2005년 철도공사로 전환된 후 민영화·외주화 등으로 47명이 사망한 코레일이 올랐다.

재난사고 살인기업 후보에는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청해진해운이 가장 먼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로 지목된 옥시레킷 벤키저,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참사에 연루된 코오롱(시공사 코오롱건설, 리조트 운영사 지분도 ㈜코오롱 50%,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26%,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24% 등 코오롱 측 지분 100%), 화재 참사가 발생했던 장성효사랑요양병원, 2007년 이주 노동자 구금 시설 화재시 철문을 열지 않아 대형 참사를 일으킨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가 지목됐다.

이번 선정식에서는 정부의 공식 통계를 분석해 10년간 최악의 산재사망 살인기업 및 재난사고 살인기업을 발표하는 동시에 2014년 최악의 살인기업도 발표한다. 10년간 최악의 산재사망 50대 기업 리스트도 공개될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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