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텃밭 PK, 與 수성전 vs 野 공성전 혈투 예고

▲ 경남지사 선거 출마 예상자. 왼쪽 위부터 홍준표, 박완수, 안상수, 이학렬, 공민배, 김경수, 허성무, 강병기.  ⓒ뉴시스

경남지사, 홍준표 vs 안상수 라이벌전에 박완수 가세

6·4지방선거가 다가오며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홍준표 현 지사를 비롯하여 유력 인사들 간에 각축이 심화되고 있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가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후 두 사람 사이에 벌써부터 밀고 당기기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당내에서 대표적 라이벌로 꼽히는 두 인사가 서로에 대한 원색적 비난까지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우는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4선 의원에 한나라당 원내대표, 당대표를 나란히 지낸 두 거물급 인사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텃밭 경남에서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가 한 인사가 또 가세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이 경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주요 여권 주자들의 윤곽이 사실상 확정돼 경선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완수 시장은 지난 1월 22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년간 경남은 독단과 불통의 도정으로 불신과 혼란만 불러왔다”며 “순수한 전문 행정가로서 경남의 재도약을 위해 도지사 출마를 결심했다”고 결기서린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홍준표 지사에 대한 맹공으로 출사표의 일성을 가름했다. 그는 홍 지사가 도민의 삶은 안중에 없이 정치실험에 몰두하면서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갈등만 일으켜 도민에게 피해를 주었다면서 도정이 더 이상 정치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직격탄의 과녁이 된 홍 지사 측은 “집권당 대표를 지내는 등 홍 지사의 경륜과 정치적 비중, 거가대교 재구조화 달성 등 그동안 도정 성과에 견줘 박 시장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정면 대응을 피했다.

박완수 시장과 홍준표 지사는 지난 2012년 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당내 경선에서 격돌한 이후 15개월 만에 다시 리턴매치를 하게 됐다. 안상수 전 대표의 경우, “지난 10여 년간 창원시장으로 시민을 위해 노력해 온 점에서 격려하고 싶다. 무한한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며 박완수 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온건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야권 경남지사 후보는 아직 뚜렷한 두각을 내세우는 이가 부재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 민주당 허성무 경남도당 위원장, 통합진보당 강병기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정의당 박선희 경남도당 위원장 등이다.

이번 6월 선거에서 경남지사직은 홍 지사와 안 전 대표의 건곤일척의 한판 대결에 박완수 시장이라는 만만찮은 상대가 가세한 새누리당 내 경선이 현재로선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추후 야권 후보가 정해지면 선거 판세는 더욱 구체화될 것이나 여당 세몰이가 강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야당후보가 어느 정도 바람을 일으킬지는 아직은 미지수라 하겠다.

▲ 부산시장 선거 출마 예상자. 왼쪽 위부터 권철현, 박민식, 서병수, 유기준, 김영춘, 최인호, 박재호, 이해성, 오거돈. ⓒ뉴시스

무주공산 부산시장, 與는 朴心 경쟁…野는 단일화 관건

부산시장 선거는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연임 제한으로 퇴임을 앞두고 있어, 현재로서는 무주공산인 상태다. 여권에서는 현재까지 서병수 의원(해운대-기장갑)과 박민식 의원(북-강서갑)-이진복 의원(동래) 등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유기준 최고위원과 설동근 동명대 총장도 조만간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부터 부산시장선거 예비후보들 간의 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후발주자들은 SNS나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상대 후보를 직접 공격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켜 전세를 유리하게 돌리려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공격성 발언 등이 별다른 약발이 없는 일부 후보는 앞으로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전은 벌써부터 과열 양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주자 가운데서는 박민식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심 운운 말고 당당하게 경쟁합시다’란 글을 올렸다. 그는 경쟁주자인 서병수 의원을 겨냥해 “(박근혜)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셨다는 분이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대통령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보여서 영 맘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대통령이 나에게 ‘부산은 중요한 곳이니 (부산시장을) 하셔야죠’라고 했다”고 말한 것을 놓고 수위를 높여 대응한 것이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부산시장 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360만 부산시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고 애환과 갈증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 다녀야지, 대통령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다닌다면 어떻게 하나”라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안철수 신당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서도 “간보기 정치 말고 당당하게 나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박민식 의원의 이 같은 공세에 서병수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이 한 말을 전달한 것일 뿐인데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거돈 전 장관은 “(부산은) 새누리당이 20여년을 독점적으로 운영했지만 계속 침체돼 있다. 먹고 살기도 힘들어 희망을 잃고 있다”며 “기존 정당정치의 틀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반격했다.

한편,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 28일 “오는 6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야권후보는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새누리당이라는 막강한 상대와 만나기 때문에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오거돈 전 장관 등이 후보를 단일화해야 승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어 “야권후보가 분열되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구도여서 야권후보 단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거듭 야권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 출신이지만 현재는 무소속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백재호 부산시당위원장 등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편집자 주]
올해 설 연휴에는 그 어느 때보다 밥상머리에서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르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각종 이슈들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은 물론,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1년 반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쇄신 평가가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새정치’ 세력으로 자임하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성공 여부도 판가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여야 정치권이 전면적 정계개편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과 총선에 이어 전국단위로 치러지는 가장 큰 선거인 탓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있지만, 이처럼 여야 정치권을 둘러싼 현실적 상황들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사포커스>는 설 연휴를 맞아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대비한 여야 정치권 분위기를 시리즈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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