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엔진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엔진,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재미나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1932년 뉴욕태생인 마이클 H.하트(Michael H. Hart)는 수학과 천문학, 그리고 컴퓨터 과학 및 법학에 이르기까지 지식이 풍부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지식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사를 바꾼 100명의 인물>을 펴냈는데, 그 속에는 자동차와 관련된 인물이 한 명 포함돼 있다. 바로 ‘니콜라우스 아우구스트 오토(Nikolaus August Otto, 1832~1891)’이다.

독일의 엔지니어로 4행정 내연기관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니콜라우스 오토가 예수와 석가, 모하메드 등과 함께 당당히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명단에 올라 있다. 그럼 아우구스트 오토가 만든 것 인가하고 의문이 들것이다. 일반적으로 ‘흡입-폭발—배기’로 이루어지는 4행정 특허는 1862년에 프랑스 엔진니어 알퐁스 보 드 로샤(Alphonse Beau De Rochas)가 획득했다. 하지만 4행정 원리를 이용해 실제 엔진을 만든 것은 1876년 니콜라스 오토가 처음이다. 당시 이 내연기관은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오토엔진’으로 불렸다. 자동차가 영어로 ‘오토’라 불리는 것도 바로 아우구스트 오토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또한 처음 오토엔진은 10년간 3만대 이상이 팔렸을 만큼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1886년 특허취소 판결이 내려졌고, 이 때부터 오토 엔진은 누구나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세계 최초 자동차로 알려진 벤츠 1호와 다임러 1호차가 바로 오토엔진을 이용해 만들어진 자동차다. 특히 다임러자동차의 창업주인 고틀리프 다임러는 니콜라우스 오토의 회사에서 기술 감독관으로 일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고틀리프 다임러는 오토 엔진의 연료로 가스가 사용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고, 이에 따라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자는 주장을 끊임없이 제기했지만 니콜라우스 오토는 고틀리프 다임러를 경쟁자로 여겨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1881년 니콜라우스 오토는 러시아 시장 확대를 이유로 다임러를 멀리 보내려 했다. 고틀리프 다임러는 이를 유배로 받아들여 1882년 빌헬름 마이바흐와 함께 오토를 떠났고, 이후 석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1885년 가솔린을 연료로 하는 기화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쉽게 보면 알퐁스 보드로샤가 개념을 만들고, 니콜라우스 오토가 현실화 하고, 고틀리프 다임러가 연료를 가솔린으로 바꾼 것이다.

엔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디젤엔진을 만든 사람이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이다. 1884년경 루돌프 디젤은 ‘증기기관’의 증기 대신 ‘가열한 암모니아 증기’를 쓰면 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암모니아는 냄새가 심하고 금속을 부식시켜 현실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공기를 이용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루돌프 디젤이 고안한 엔진의 특징은 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뿌리면 자연 착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기술로는 저절로 불이 붙을 만큼 공기를 압축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루돌프 디젤은 팜플렛을 만들어 옆에 끼고 다니면서 연구비 지원 회사를 찾았고, 마침내 아우구스부르크 기계제작소(현재 독일 MAN사에 합병)의 후원을 받게 된다. 실용화에 성공할 경우 판매권을 양도한다는 조건이었는데, 1894년 2월 드디어 엔진 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당시 연료는 지금의 경유가 아니고 등유였는데, 연료효율이 휘발유보다 2배나 좋았다.

그런데 이 루돌프 디젤이 지금까지도 칭송된다. 그 이유는 루돌프 디젤이 엔젠을 개발한 후 누구나 디젤엔진을 만들 수 있도록 그 기술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기술은 나누는 것이지, 독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앞서 있었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디젤엔진이 급속도로 퍼진 것이고, 자동차용으로는 1922년에 벤츠가 트럭에 적용했고, 승용차 또한 1936년에 벤츠가 사용했다. 처음에는 엔진 소음도 크고, 진동이 심했기 때문에 아무도 승용차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모든 자동차회사가 앞다퉈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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