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선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대선불복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많다. 일단,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 중 하나가 자동차다. 그래서 오늘은 대통령의 자동차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역사적으로 방탄차를 처음 이용한 대통령은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즈벨트다. 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됐을 때 안전을 고려해 대통령 전용 자동차를 방탄으로 교체했다. 당시 루즈벨트가 탄 방탄자동차는 ‘특별한 햇살’(Sunshine Special)’이란 이름이 있었는데, 특수 철판과 1인치 두께의 방탄유리가 장착됐다. 그 뒤 테러기술이 발달할수록 방탄기술도 함께 향상돼서 트루먼 대통령 시절엔 타이어안에 금속으로 입힌 튜브가 삽입돼 타이어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게 됐다.
통상 대통령들은 의전 때 컨버터블도 이용하는데, 한 때 컨버터블 이용이 사라진 때도 있었다. 바로 미국 케네디 대통령 암살이 하나의 단초가 됐는데, 사실 대통령 전용 자동차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될 때 탔던 ‘프레지던셜 컨티넨탈’이다. 이 자동차는 방탄 덮개를 씌웠다 벗겼다 할 수 있는 컨버터블형이다. 댈러스 방문 때 케네디 대통령이 덮개를 벗긴 채 군중에게 답례하다 오스왈드의 저격을 받았다. 그 이후 대통령 전용 자동차에서 컨버터블형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그럼 어떤 차들이 주로 이용될까? 아무래도 미국은 미국자동차, 독일은 독일 자동차, 일본은 일본 자동차, 프랑스는 프랑스 자동차를 이용한다. 이는 국가의 자존심이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탔던 자동차는 캐딜락이였고,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산 질 리무진을 이용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는 외국 방문 때 대통령 전용 자동차를 직접 공수해 오기도 했다. 이유는 안전 문제라기보다 자동차에 장착된 각종 첨단 통신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문과 유리에 방탄시설을 장착한 자동차가 제작되기는 하지만 구입할 사람이 있어야 별도 제작이 가능하다.
그럼 대통령 전용 자동차는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자. 통상 대통령 전용 자동차는 기관총 공격은 물론이고 자동차 밑에서 지뢰나 수류탄이 터져도 견딜 수 있고, 화염방사기 화염병에도 타지 않도록 방화 처리돼 있는 게 특징이다. 폭발물에 의해 타이어 4개가 모두 펑크가 나도 시속 80Km 속도로 100Km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실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미국에서 제공한 벤츠 방탄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났었는데,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호텔까지 갔다는 일화도 있다. 또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는 산소공급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라디에이터와 기름탱크도 총격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70년대 닉슨 대통령이 탔던 컨티넨탈에는 자동차 내부의 얘기는 새나가지 않으면서 밖의 군중 환호는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음향장치가 달리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장치들과 시스템이 탑재되면서 무게가 3t에 이를 정도로 무겁고 두꺼운 방탄유리로 인해 자동차 창 밖 풍경이 일그러져 안락감에선 일반 리무진에 휠씬 떨어진다고 한다. 이 때문에 최규하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전용 자동차를 타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또한 이런 전용 자동차와 관련한 재미난 일화도 있다. 대통령 전용 자동차는 빨리 달릴수록 테러 위험성이 낮다. 그래서 고속주행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다. 통상 출발 뒤 8초면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최고시속은 250Km이상이다. 하지만 반드시 빨리 달린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지난 93년 경상북도 경주에서 한-일 정상 회담이 열렸을 때 김해공항에 내린 당시 호소카와 일본 총리를 태운 외무부 캐딜락 의전 자동차가 고속으로 경주로 향하다 고속도로에서 고장났던 적이 있다. 이때 급히 김영삼 대통령이 사용하는 벤츠를 현장에 보냈는데, 이로 인해 정상회담 시간이 넘어서 경주에 도착했다. 우리 쪽은 외무부 의전 자동차가 고장난 게 창피해 이 ‘사건’을 비밀에 부쳤는데, 그 뒤 청와대는 대통령이 외부 행상에 참석할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정속도’로 전용 자동차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매우 신경을 썼다고 한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봤듯이 우리도 대통령 전용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 전용 자동차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지만, 구입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비용도 많이 들어 비쌀 수 밖에 없다. 외국의 경우 자동차 회사가 방탄자동차를 만들기보다 외부 방탄제작업체가 제작을 해주고 자동차회사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보면 우리도 충분히 방탄의전 자동차를 제작 및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