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거듭하다 구조조정 대상기업 선정까지

세아그룹이 불명예스러운 소식을 전해왔다. 계열사 드림라인이 구조조정 대상기업으로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드림라인은 세아그룹의 전방위적 지원을 받아온 회사다. 그럼에도 수년간 적자흐름이 이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점차 악화됐고 이번에는 구조조정 대상기업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과연 세아그룹 애물단지 계열사, 드림라인의 앞날은 어떨까.

2008년부터 적자행진…올해도 그룹지원 있었다
전폭적 그룹지원에도 구조조정 대상기업 선정돼
“구체적 방안 결정되지 않았으나 적극협조 방침”

▲ 세아그룹 본사 전경

세아홀딩스는 11일 “드림라인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대상기업(C등급)으로 평가받았다”고 공시했다. 드림라인을 살리려는 세아그룹의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 드림라인이 구조조정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퍼줘도 지속된 적자

드림라인은 유선통신업체로 2004년 세아그룹에 편입됐다. 드림라인에 대한 세아그룹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최대주주(현 지분율 62.36%)인 세아홀딩스는 당시 전환사채(CB) 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드림라인에 530억원을 출자했다.

오너일가가 지분전량을 보유한 해덕기업도 160억원을 투입, 드림라인 지분 12.38%를 확보하는 등 자금지원에 힘을 보탰다. 그룹의 각별한 애정(?) 덕일까. 드림라인은 세아그룹에 편입된 직후 흑자전환해 실적개선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2008년 다시 적자전환, 6년째 그룹지원을 통해 연명해왔다.

그룹지원은 일감과 자금, 두 가지 형태로 이뤄졌다. 드림라인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계열사와 475억원 규모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세아네트웍스와 전산장비 유지보수 등 18건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 기준 세아홀딩스로부터 300억원 규모 자금지원을 받는 등 자금수혈도 함께였다.

하지만 드림라인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드림라인은 135억원의 영업손실과 4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부진을 이어갔다. 적자 폭도 적자전환된 2008년(영업손실 46억원, 당기순손실 160억원)을 기점으로 매년 늘어왔다.

그 결과 드림라인에 대한 세아그룹의 자금지원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세아홀딩스는 드림라인에 빌려준 자금대여금(165억 규모) 만기를 연장해줬고, 세아네트웍스는 드림라인으로부터 두 차례(5·7월)에 걸쳐 담보를 받고 209억원을 대출해줬다. 여전히 실적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은 탓이다.

드림라인의 주력사업은 전용회선 임대사업과 초고속인터넷 사업이다. 해당사업들은 현재 성숙기로 인한 성장정체, 즉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으로 꼽힌다. 드림라인 매출도 2008년 1640억원에서 지난해 1431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규모까지 줄어들 정도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매출원가와 감가상각비 등 비용부담이 더해졌다. 수입은 점차 줄어드는데 지출이 여전하니 재무악화가 심화됐다. 이는 결손금 규모만 봐도 가늠된다. 올해 3월말 기준 드림라인 결손금은 744억원이었다. 2011년 274억원보다 170% 증가한 수치다.

결국 산업은행이 드림라인에 구조조정 대상기업 평가를 내린 이유는 재무악화가 6년째 지속되고, 수익개선까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태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세아그룹이 내놓을 방안은 뭘까. 일부는 지금껏 세아그룹이 전폭적인 자금지원을 해온 만큼 추가 자금지원을 점치고 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어떠한 방법으로 (재무개선 작업을) 진행할 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무엇보다 최우선시 돼야할 것은 기업가치 회복으로,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주채권은행에) 협조할 방침”이라고 추가 자금지원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또한 이 관계자는 ‘그룹지원 외 드림라인의 자체적인 수익창출 노력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드림라인은 그동안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고집한 회사가 아니다”며 “기존 인터넷 사업으로는 존속이 어려워 공용화 기지국 설치사업을 추가하는 등 인터넷 관련사업을 확장해 수익구조 다각화에 힘써왔다”고 해명했다.

지분상속 마무리

한편, 세아그룹은 최근 지분정리를 마쳤다. 지난 3월 해외출장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보유지분을 가족들에게 상속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고 이 회장이 보유한 세아홀딩스 지분(71만7911주·17.95%)은 고인의 장남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33만6456·8.41%)에게 가장 많이 상속됐다. 나머지는 고인의 부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사장(25만5909주·6.40%)과 설립을 준비 중인 이운형문화재단(가칭·12만5556주·3.14%)에 돌아갔다.

세아제강 지분(77만5878주·13.35%)도 이 상무(50만3031주·8.65%)에게 가장 많이 돌아갔다. 고인의 세 딸(은성·호성·지성)에게는 각각 5만7802주(0.96%), 2만주(0.33%), 5만7802주(0.96%)가 상속됐고, 문화재단에는 13만7243주(2.29%)가 기부됐다. 세아베스틸 지분(26만6000주·0.74%) 전량도 문화재단에 주어졌다.

▲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 최대주주가 된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세아홀딩스 제공

지분상속을 통해 고인의 장남 이 상무는 세아홀딩스(지분율 26.36%)와 세아제강(19.73%)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비슷하게 유지해온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와 이주성 세아베스틸 상무(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 장남)의 지분 보유비율이 무너진 것이다. 일각에서 후계구도 재편과 그룹분리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운형 회장 타계 후 세아그룹이 바로 안정을 찾고 순항할 수 있었던 것은 이순형 회장이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라며 “이번 상속과 세아그룹의 경영방침은 상관이 없다. 앞으로 그룹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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