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직원, VIP 고객 이씨 요청에 개인정보 무단으로 넘겨

한국화이바그룹의 맏며느리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남편을 돕기 위해 남편과 경쟁 관계이던 남편 동생측의 사생활 정보를 캐낸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이 사건이 하나은행에도 불똥이 튀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이기석)는 한국카본 이명화 부사장을 정보통신망 침해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월 1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조 회장의 둘째 사위인 이모씨와 둘째 계찬씨의 아내인 박모씨 각각의 불륜 관계를 캐내 조 회장에게 알려 신임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친지들의 인터넷 사이트 21개를 추적하고 해당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USB에 저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씨가 동서 등이 가입한 하나은행에서 예금 잔액과 금융상품 등 금융거래정보를 17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빼낸 혐의가 논란이 됐다.

이씨는 하나은행 모 지점에서 이곳 직원 원모씨로부터 정인씨, 계찬씨, 사위 이씨, 박씨, 조 회장, 조 회장의 처 등에 대한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해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원모 직원이 해당 지점의 VIP 고객이었던 이씨의 정보제공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 은행직원이 해당 금융정보를 명의자의 동의없이 그대로 전달된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은 원모 직원이 고객 금융거래정보를 빼돌린 사건에 연루된 것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은행은 관계자는 “해당직원은 검찰에 조사를 받았으며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해당직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이씨의 범행에 대한 일 처리가 미흡하다며 질책과 함께 환불을 요구 받은 심부름센터가 시매부 측에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이를 전해들은 조 회장이 며느리인 이씨를 검찰에 고소하면서 이씨의 행위는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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