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한국화이바 내에서 직장 갑질 있었다...막내가 극단적 선택"
한국화이바 관계자 "말할 의무 없다"

유리가공품 전문업체 한국화이바의 기숙사에서 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가족들은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 / 한국화이바)
유리가공품 전문업체 한국화이바의 기숙사에서 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가족들은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진 / 한국화이바)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유리가공품 전문업체 한국화이바의 기숙사에서 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가족들은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한국화이바 기숙사에서 A(32)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A씨의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책임을 질 수 없어 떠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마지막까지 죽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아요. 가족들, 여자친구한테 미안해지네요. B과장 차 좀 타고 다니세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 하.. 이 글을 적고 있는데도 무서워서 죽을 용기는 안나네요. 몇번 시도해보면 되겠죠’라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후 A씨의 유가족들은 지난 1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갑질에 희망된 자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유가족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회사 관계자들은 정황상 회사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며 가정불화, 여자친구 문제라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경찰은 제대로 된 조사없이 서둘러 단순한 사망사고로 종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가 세상을 등지기 전날인 지난 8일 일요일 오전 11시 40분께 어머니와 함께 블랙박스 고치러 센터에 들를 때 통화한 회사 관계자로 의심되는 통화기록도 사라지고 없다”며 “유서에 갑질의 당사자로 지목된 B씨는 12월 7일 메신저를 통해 문자를 보내왔다. 하지만 사건 당일 당사자는 9일부터 휴가를 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막내의 통화기록과 문자를 보면 더 기가차서 말이 안나온다”며 “마치 주인이 종 부리듯이 내 소중한 동생을 부려먹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부서의 동료들 말에 따르면 그렇게 일도 잘하고 회사 동료들간 친목도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서 이동이 되면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정도로 심하게 받아왔다. 카톡 및 문자 등 2년이 넘게 집요하게 갑질을 당하였고 자기 업무를 끝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해와야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경찰은 A의 휴대전화 등 유품을 다 챙겨서 확인했을 텐데, 기록된 유서를 확인해 주지도 않고 단순 변사사건으로 종결했다”며 “지난 9일 오후 13시~19시 50분까지 단 7시간만에 사망사고가 수사종결 되었고 고인의 유서 내용을 확인한 제가 경찰에 확인을 시켜주고 재조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타살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처리하고 검시 필증을 주면서 장례처리를 진행하면 된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부모된 심정으로 제 자식을 이렇게 억울한 죽음으로 보낼 수 없다”며 “진실이 규명되고 명백한 사과가 있고, 재발방지가 되어야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두려운 마음 가득하지만 이렇게 억울한 죽음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해당 내용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화이바 관계자는 “말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A씨가 남긴 유서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가 남긴 유서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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