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당사의 통곡이 이제는 들리지 않는가

“나는 속았다. 국민도 속았다.” 누가 한 소린가. 바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토해 낸 장탄식이다. 한국노총 이용득도 한 다리 끼더군. “나도 속았다. 한국노총도 속았다.” 노동운동 팔지 말라. 더럽다.

박근혜라면 국민들은 기억한다. 오늘의 한나라당을 있게 한 주인공이다. 박근혜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한나라당이 어떻게 존재하며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어디서 찾아 왔겠는가.

박근혜가 없었으면 한나라당은 존재하지 않았고 정권창출도 없었고 그래서 박근혜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그런 박근혜가 “나는 속았다”라고 통한의 고백을 했다. “국민도 속았다.”고 한탄을 했다.

여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박근혜가 속았다면 그것은 개인 정치인이 속은 것이다. 그것은 개인 간의 문제며 신뢰의 문제다. 물론 신뢰를 깨트린 사람은 나쁘다.

문제는 “국민도 속았다”는데 있다. 적어도 박근혜 같은 정치인이 한 말이라면 믿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그는 신뢰를 인간의 가장 소중한 덕목으로 삼는 정치인이 아닌가.

“국민도 속았다”라는 말은 생각할수록 끔찍하다. 불행이도 국민들은 박근혜가 말한 “국민이 속았다”는 말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안다. 그러기에 더 이상 언급할 필요는 없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개월이다. 5년이라는 임기에 비한다면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내 디딘 격이다. 그런데 무척 놀라운 말을 듣는다.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벌써 몇 년이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소리를 한다.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세월이 가는 줄을 몰라서인가. 아니란다. 너무나 지루해서 그렇단다.

애인과 마주 앉아 사랑 얘기를 나누면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갈 수가 없다. 그야말로 시계가 뺑뺑 돌아가는 느낌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와 정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금 세월의 더딤을 느끼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노루꼬리 3년 우려먹는다는 속담은 다 안다. 이명박 후보의 청계천은 이제 낡은 상표이고 한반도 대운하는 새로운 상표였다. 그러나 이제 한반도 대운하도 맛이 갔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내 세운 것은 경제발전이었다. 경제의 기적은 없다고들 했는데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살았다.

747이라든가 점보 여객기라든가 매우 상징적인 의미로 회자된 747은 국민들에게는 보랏빛 꿈이었다. 그러나 백일몽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국민은 갖기 시작한다. 747이 추락하면 어떤 재앙이 오는가.

외부 필자의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 사이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꿈이 사라진다. 온갖 지수가 내려간다. 도리 없겠지. 물가가 오르고 정부는 52개 품목을 특별 관리한다고 한다. 관리한다고 잡히는 것일까. 한반도 운하는 대학교수 2천5백명이 반대를 한다. 국민의 57%가 반대다.

총선이 다가 오는데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의장은 한반도 운하를 총선공약에 넣지 않는다고 한다. 이 무슨 해괴한 소린가. 한반도 운하를 공약에서 빼다니. 전략이라면 이거야 말로 국민에게 사기 치는 것이다. 앙꼬 없는 빵인가.

좋다. 이 얘기도 이 정도로 하자. 정치 얘기 좀 하자. 이제 한나라당은 정당이라기 조차 부끄러운 존재로 전락했다. 왠 놈의 뱃사공이 이렇게 많은가. 산으로 가는가 하늘로 승천하는가.

이재오 계파. 이상득 계파. 당 대표라는 강재섭은 느닷없이 총선 불출마. 제 몸 지 맘대로 하는데 왜 상관이라고 할지 모르나 불출마 선언한다고 책임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이재오는 자전거 타고 한반도 대운하 예정지를 신나게 달렸는데 요즘 보니 풀이 팍 죽었다. 이상득도 나이 먹어 찔찔 우는 것을 보니 정치가 참 치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찬숙 진수희 정두언 기타 등등이 눈 똑바로 뜨고 이상득이 사퇴하지 않으면 공천장 반납한다고 방방 뛰더니 종무소식이다. 원래 그런 위인들이니 시비할 것도 없지만 이런 얼굴들 전파가 아깝다.

방송 말이 나왔으니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현직 방송기자들의 98.6%가 임명반대라고 여론조사는 말한다. 그런데도 해 먹을 모양이다.

장관청문회를 보고 웃었는지 울었는지 알 수 없지만 외국기자가 하는 소리가 민망하다. 전 세계 청문회 중에서 최고라는 것이다. 양질의 최고가 아니라 저질의 최고란다. 이 역시 기넥스 북에 올려야 되지 않나.
그런 장관들이 부하직원들 제대로 이끌고 정치를 해 나갈지 걱정이다. 청문회는 개판이 됐는데 망신당한 장관들은 얼굴 들고 다닌다. 이 땅에 그렇게도 인물이 없는가.

MBC여론조사를 보니 한나라당 공천결과가 불공정했다는 답이 57.5%. 공정했다는 23.4%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에 62.9%가 공감이다.

‘형님 공천’의 주인공인 이상득 부의장에 대해서는 76.6%의 응답자가 공천 반납하시란다.

‘밀실 공천’의 주인공 이재오 의원님께는 48.7%가 책임지고 물러나라. 반대는 29%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출마 강행. 여론이 무슨 상관이랴. 내 맘 대로지. 심장에 털 났겠지.

출범 한 달을 맞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은 겁도 안 나는 모양이다. 이번 총선에서 보자고 벼르는 국민들 많다.

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 잘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는 대답이 25.7%에 그쳤단다. 딱 한 달 만에 절반가량 곤두박질이다. 이 역시 기넥스 북에 안 오르나.

경제에 대해서는 73.7%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를 무참하게 뭉개 버렸다.

경제는 외부조건에 따라 잘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적 도덕성은 어떤가. 그건 아니다. 요즘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만도 못한 싸움질은 국민들로 하여금 52%만이 투표를 한다고 했다.

개판이라고 해서 화가 나는가. 그럼 묻자. 평창 태백 정선 영월에서 김택기라는 인간이 4천여 만 원을 뿌린 것은 뭐하는 짓인가.

이 인간은 이미 대표적인 철새로 꼽혀 공천을 했다가 말았다가 애들 장난치듯 했는데 결국 개만도 못한 짓을 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아버지를 둔 강원도에서 알아주는 명문 정치집안이다. 재벌 수준에 이르는 부자다. 아아 강원도의 슬픔이여.

누가 추천했는지 밝혀 몰아내야 한다. 임기가 남은 정부기관에 책임자를 쫓아내겠다고 유인촌이 떠들어 댔다. 그것보다는 김택기 공천 준 인간을 쫓아내야 한다.

쫓아 낼 인간 놓아두고 일 잘하는 사람 쫓아내는 한나라당의 갈 길은 어딘가. 어제만 해도 ‘잃어버린 10년’을 찾겠다고 입을 모으던 사람들이 이제 갈라서 ‘친박연대’를 만들고 반드시 당선이 돼서 한나라당으로 돌아온단다. 애들 소꿉장난이냐.

이런 철딱서니 없는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슬픈 눈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봐라.

홍사덕은 왜 해병대 제복을 입고 설치는가. 해병대 제복은 그런데 입는 것이 아니다. 해병대 출신들이 “3천만의 자랑인 대한 해병대”란 자부심으로 전역 후에도 입는 제복은 정치꾼들의 과시용이 아니다.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말라. 부의장까지 한 똑똑한 사람이 왜 그 모양인가.

흔히들 정치가 엉망일 때 언론이 사용하는 말이 있다. “총체적 난맥상”이란 표현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 이 말이다. 화가 나겠지만 사실인 걸 어쩌나.

재미있는 비유 하나 하자. 진중권이란 분이 있다. 이 분 말씀을 새겨듣자. 살이 되고 뼈가 될 것이다.
“집권 한 달 만에 5년 치 피로감이 몰려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상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 영어몰입교육이 아니라 언어몰입교육을 해야 한다.”

얼마 전 회자된 청와대 컴퓨터 이야기를 두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걸 현실주의라고 할지 초현실주의라고 할지 모르겠다"
이 말은 들은 강연참석 학생들이 폭소를 터트렸다고 한다.

김택기가 저지른 민주주의 말살 범죄행위는 꼭 그만이 저지른 범죄일까. 가능성은 그만이 가지고 있었을까.

주민 수명이 자살하고 수십 명이 구속되고 수백 명이 수사대상에 오른 한나라당의 경북 청도 영천의 ‘돈 선거’가 바로 엊그제 일인데 이런 작태가 강원도에서 또 벌어졌다.

청도 영천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개혁공천이란 빛 좋은 개살구이고 형님공천, 철새공천, 계파공천, 밀실공천, 표적공천으로 얼룩진 한나라당의 공천.

그 결과는 결국 금권선거와 부패공천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끔찍한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기본을 허물어 버린 한나라당이다. 국민에게 어떻게 사죄할 것인가. 다시 당 간판 내리고 천막을 찾아 갈 것인가.

박근혜가 자신이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했지만 국민은 결코 끝까지 속지 않는다. 차떼기 망령을 가만 두지 않는다.

“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다. 다수를 잠시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다수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