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설비 투자율 감소 작년 3분기 역성장, 과감 투자보다 안정 치중

기업들은 대출을 줄이고 내부자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는 고금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기업들은 대출을 줄이고 내부자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는 고금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기업들은 대출을 줄이고 내부자금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는 고금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1일 대한상의는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은 내부 유보자금(63.0%)에 집중되어 있으며, 금융권 차입(33.7%), 회사채·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2.3%) 등 외부로부터의 자금 조달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기업들이 외부 자금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것에 대해 고금리 여파가 본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또 기업들은 자금 조달 및 운용상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69.3%)를 꼽았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대출을 줄이고 내부자금으로 충당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대출 규모 증감액이 지난해부터 감소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민간 설비투자 증가율이 점차 감소해 3분기 역성장(-6.5%)을 기록했고 시설자금 대출 증가율도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신규 투자 및 사업 확장을 위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내부 유보금으로 충당하거나 사업 운영에 필요한 운전자금에 대한 조달을 우선시하고 있다.

고금리 해소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올해 하반기로 응답한 기업이 38.3%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내년 상반기라고 전망한 기업도 25.3%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로 예상한 기업이 15.7%였으며, 내년 하반기 또는 내후년 이후까지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본 기업도 각각 11.3%, 9.4%로 적지 않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고금리 기조를 버텨온 지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누적된 이자 부담으로 인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일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때까지 기업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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