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업계,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
새로운 팬 문화로 떠오른 스포츠 블록체인

ⓒ칠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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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블록체인, 중계 플랫폼 등 IT 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을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ICT 시장은 2021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매년 17.9%씩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다르면 OTT 업체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 팬덤이 확실한 만큼 이용자 수 확대와 광고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의 경우 지난 7월 기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국 프로농구(NBA)에 이어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 중계권을 확정지었다. CJ ENM과 티빙도 2년 연속 분데스리가 시즌 중계권을 확보하며 시청자 층을 포섭하는데 성공했다. 해외 명문구단에 진출한 국내 선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경기 관람을 즐기는 단순 시청자 층뿐만 아니라 고정적인 응원 팬덤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스포츠 팬들이 해외 주요 경기를 모바일이나 PC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스포츠 팀들도 전 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이나 행사 등을 진행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화 창구의 가능성도 마련됐다. CJ ENM은 축구를 비롯해 테니스, 수영, 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발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칠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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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이 스포츠계에도 접목되며, 새로운 사업 모델 및 팬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기업 칠리즈(CHILIZ)가 스포츠 블록체인의 대표 사례다.

칠리즈는 해외 유수 구단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팬 토큰을 발행하고 있으며, 자체 서비스 소시오스닷컴을 중심으로 상호 참여적인 팬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칠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구단만 170개 이상으로, 손흥민이 속해있는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해 FC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망 등 유럽 명문 축구 구단, UFC, MLB, NBA, NFL, NHL 등과 협력하고 있다.

각 구단의 팬 토큰을 구매한 사람들은 투표 권한을 갖고 좋아하는 팀과 관련된 투표에 참여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보유한 팬 토큰 개수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발행된 토트넘 홋스퍼의 팬 토큰 ‘스퍼스’의 경우 보유 토큰에 따라 기본적인 공식 팀 투표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토트넘 홈경기 스카이박스 VIP티켓, 스퍼스샵 할인 바우처, 좋아하는 선수 응원을 위한 전광판 메시지 발송, 선수들과의 온라인 팬 미팅 등 단순 관람객이 누릴 수 없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라이언 노리스 토트넘 홋스퍼 FC 영업 이사는 파트너십 체결 당시 “스퍼스 팬 토큰은 기존 멤버십 제도의 많은 혜택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축구 활동에 재투자하기 위한 추가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한 칠리즈는 다양한 국내 스포츠팀과도 파트너십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스포츠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칠리즈랩스(Chiliz Labs)’ 운영을 통해 국내 초기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로 팬들의 경기 시청을 더욱 생동감있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라 리가’가 도입한 인텔의 ‘트루뷰’는 경기장에 설치한 38대의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30초 분량의 3차원 영상을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들은 시점을 바꿔가며 다각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모바일로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이 득점 상황 등 주요 경기 장면을 다시 확인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NBA는 코트 내 선수 움직임을 분석하고, 관련 데이터를 팬들에게 전달하는 ‘코트옵틱스’라는 플랫폼을 2020년 12월 도입했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하면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1천만 개 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분석해, 특정 선수의 경기 상황 등 이전에는 알기 어려웠던 데이터들을 팬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중계 기술의 발달은 경기 시청률 증가로 이어져 구단의 수익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NBA 최고기술관리자(CTO) 크리슈나 바가바툴라는 작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에는 약 10억 건의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총 조회수의 3배가 넘는 수치”라며 “NBA 구독자 수는 올해 50%, 시청률은 52%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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