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흉기 피습 보름 만에 당무 복귀하며 정권 심판론 공세 본격화
이낙연·비명계 탈당에 결국 입 연 이재명 “통합 노력했는데 안타까워”
미래대연합, 이재명 ‘통합 노력’ 발언에 발끈 “어떤 노력 했다는 건가”
민주당, 전날 이어 오늘도 ‘李 피습사건’ 집중공세···권익위 조사도 버럭
野 공세에 국민의힘도 맞대응, 한동훈 “법·펜·칼 이재명, 그 정도면 망상”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지도부 및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좌)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우).  사진 / ⓒ뉴시스(좌), 김경민 기자(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지도부 및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좌)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우). 사진 / ⓒ뉴시스(좌), 김경민 기자(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만에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면서 당무에 전격 복귀한 가운데 친명 체제를 구축한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 흉기 피습 보름 만에 당무 복귀한 이재명, 尹 정권 심판론 외치며 출발

부산에서 지난 2일 흉기 피습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했던 이재명 대표가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여 오늘(17일)부터 당무에 복귀하기 위해 국회로 출근했는데, 이 대표는 국회 출근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상 모든 사람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에 비하면 제가 겪은 일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저에게 주어진, 국민께서 맡긴 책임에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며 공식 당 업무에 돌입했다.

다만 이 대표는 바로 이어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 행태나 성과가 결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여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민주당은 그 책임을 묻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윤 정권 심판론’을 외치고 나섰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해 눈길을 끌었는데, 그는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러고도 안되니 칼로 죽여보려 하지만 (저는)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해 사실상 정치 활동을 이어갈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 이낙연·비명계 탈당에 결국 입 연 이재명 “통합 노력했는데 참 안타까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뉴시스(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뉴시스(우)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 및 청년당원들의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도 엿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결국 이 대표의 입은 열었는데, 실제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안타깝게도 이낙연 전 총리께서 당을 떠나셨고 몇 의원들께서도 탈당하셨는데, 통합에 많은 노력을 다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단일한 대오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소명”이라며 “당의 통합·단결을 유지하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민주당도 저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여 사실상 당의 단합을 주문하고 나선 셈으로 풀이됐다.

그래서인지 이 같은 이 대표의 태도에 대해 비판적 발언도 이어지면서 민주당 계열 간의 대립 구도의 신호탄도 쏘아 올려진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민주당을 탈당해 ‘미래대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님, 복귀하시고 일성이 또 증오와 거짓말로 시작하시네요”라고 지적하면서 “그런데 ‘원칙과상식’(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들에게 전화 한 번이라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라고 반문을 해 이 대표가 통합 노력을 하지 않았단 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더군다나 비명계의 ‘원칙과상식’ 모임에서 출발한 미래대연합도 공식 논평을 냈는데, 박원석 미래대연합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의 첫 복귀 메시지가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인 것은 굉장히 안타깝고 유감이다. 이 대표가 (통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다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이견이 설 자리 없는, 다양한 입장이 공존할 수 없는 정당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 “‘증오와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정치를 복원하자, 증오하고 죽이는 정치를 없애기 위해 저도 노력하겠다’던 퇴원 직후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쏘아붙이면서 “지금은 국민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당을 떠난 이들을 바라보며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라고 질타했다.

◆ 이재명 피습 사건 재수사 띄우는 민주당, 권익위 조사에 강한 반발음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한편 비명계 인사들의 잇따른 탈당으로 인해 민주당 내부는 친명 체제가 더욱 공고화해진 모습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전날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던 민주당은 일제히 연일 경찰의 이재명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 수사를 고리로 한 윤석열 정권을 향한 강한 공세를 취하고 나선 양상이다.

실제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재명 대표의 헬기 이송 특혜 여부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 것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2차 가해’를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박 대변인은 “죽을 위기를 넘긴 야당 대표를 괴롭히고 정치 테러 사건을 정치 공방으로 만들어 ‘물타기’하는 윤석열 정권은 국민이 무섭지 않느냐. 윤 대통령이 테러 직후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말한 건 그저 레토릭(rhetoric)이었는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윤석열 정권이 권익위를 이용해 정치 테러를 당한 제1야당 대표를 ‘2차 가해’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파렴치한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다만 권익위는 ‘공정한 조사’라는 시선으로 바라봤는데, 앞서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 헬기 이송 과정에 특혜나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는 신고가 다수 들어왔다”며 “그래서 해당 사건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과 국민 알권리를 고려해 신고를 접수해 (관계 법령에 따라 형식적인 절차대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민주당, 일제히 이재명 피습사건 고리로 한 윤 정부 향한 공세 집중

흉기 피습 사건 보름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여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최고위원, 정청래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사진 / ⓒ뉴시스
흉기 피습 사건 보름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여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최고위원, 정청래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고민정 최고위원. 사진 / ⓒ뉴시스

하지만 권익위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제히 반발음을 내고 나선 모습이었는데, 마찬가지로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권익위가 앞장서 사람의 생명을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고 싶은 것이냐”고 발끈하면서 “당장 무리한 조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더욱이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권익위 조사에 대한 비판의 봇물이 터져 나왔는데,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송 전원 사유와 관련해 권익위가 조사한다는 어이없는 브리핑을 했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등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거세지자 윤석열 정권은 물불 안 가리고 모두 잡아들이겠다는 기세”라고 저격했다.

또한 박찬대 최고위원도 “어처구니가 없다”며 “모두 정상적 절차를 밟아 이송했다고 하는데도 특혜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데, 정작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조사는 하고 있는 것이냐”고 반격에 나선 모습도 보여줬다.

심지어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피의자인 김모씨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했는데, 서 최고위원은 “검찰과 경찰이 같이 논의해서 김씨의 신상공개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사진이 다 나와 있다”며 “그 윗선에 누가 있었을지 (앞으로) 낱낱이 국민께 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 최고위원은 “(피의자 김씨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며 “동일한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진 못 하지만 이름이 김모씨다. 국민의힘 당원일 때부터 온갖 글들을 썼다. 지난 2023년 5월8일 김씨는 ‘문재인이 망가뜨린 한국을 살려내려고 고뇌하는 윤석열’이라는 글을 썼는데, 윤석열 추종자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野 공세에 맞대응 나선 국민의힘 “거짓 선동에만 빠져”, 한동훈 “그 정도면 망상”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반면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에 집중하며 심지어 의혹 제기와 음모론까지 펼치고 나선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국민의힘 측도 맞대응을 시도했는데, 실제로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발 ‘이재명 피습사건 음모론’을 해석하면, 결국 배후는 정권과 여당이며 경찰은 이를 축소 은폐했고, 응급구조대와 의료진은 이 대표를 해하려 했단 것”이라고 정리하면서 “그렇다면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범인을 검거하고 응급조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경찰과 응급구조대·부산대병원 의료진이 피습사건의 공범이란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민주당에 묻는다. 사건의 배후가 있다면 이득을 보려는 자일 것이다. 과연 이 사건으로 이득을 보려는 자는 누구인가”라고 되물으면서 “최대 의석수를 가진 당이 음모론을 기획 모의하고, 총선 승리 최대 전략으로 ‘거짓 선동’ 카드를 꺼내든 행태다. 민주당발(發) 음모론은 국민에 대한 2차 가해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각자 자리에서 책무를 다했던 ‘동료 시민’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며, 음모론의 배후·주범·공범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상식을 벗어난 민주당 자의식의 밑바닥인 것”이라면서 “정쟁과 음모론, 거짓 선동에만 빠진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1992 맨투맨 가짜뉴스’ 살포부터 ‘정치개혁안에 대한 무조건 반대’까지 오로지 정치 퇴행만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가짜뉴스, 음모론이 생산하는 증오 정치로 이득을 보겠단 망상에서 벗어나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이재명 대표가 당무 복귀 일성으로 ‘법·펜·칼’을 언급하며 ‘날 죽이려고 하지만 난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비판했는데,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소속 중진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칼로 죽여본다니, 누가 죽여본다는 것인가. 내가?, 국민의힘이?, 아니면 국민들이?”라고 황당해하면서 “그 정도면 망상이다. 그냥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 굉장히 나쁜 범죄를 저지른 것 뿐 아니냐.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걸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해석하는 건 평소 이재명 대표다운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침해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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