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하고 이낙연 신당 속속 합류…제3지대 ‘빅텐트’ 여부에 주목
김종민 ‘제3지대 협의’와 관련해 “아무것도 없는데 이심전심 확실하게 느껴”
이낙연 “국민이 양자택일의 속박에서 벗어나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날”
이준석 “비빔밥을 즐길 수 있는 그 날이 대한민국의 정치개혁 완성되는 날”
제3지대 신당이 양당 폐단의 지적을 넘어 국민이 기대하는 답을 제시해야

14일 김종민, 박원석,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조응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원욱,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정태근, 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14일 김종민, 박원석,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조응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원욱,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정태근, 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당 정치를 깨고자 하는 ‘제3지대’ 신당들이 점점 세를 불려가고 있어 22대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줄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속속 이어지는 정치권 내 ‘탈당 선언’, 신당으로 결집 모양새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이근규 전 제천시장은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인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미영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친이낙연계 모임인 ‘민주주의실천행동’의 김성훈·박병석·윤갑희 소통책임자도 같은 날 한 목소리로 민주당 탈당과 이 전 대표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들은 대체로 양당이 주도하는 현 정치 구도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 신당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는데, 신 전 의원은 “양당 과점은 국민 마음속에 종언을 고하고 있지만 현실 정치가 이를 버텨주고 있다. 현실 정치와 정당에 상식과 합리가 흐르게 하려면 다당제 실현 이외엔 방도가 없다”고 역설했으며 최 전 의원 역시 “국민은 이미 현재의 거대 양당에 희망 버린 지 오래고 어느 때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갈구하고 있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기를 국민은 고대하고 있다”고 역설했고 김성훈·박병석·윤갑희도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독점이 정치 무능과 퇴행의 원인”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비단 이낙연 신당 뿐 아니라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의 ‘개혁신당’(가칭)에도 노웅래 의원실에서 일한 김성열 전 보좌관이 조직본부장으로 합류했으며 작년 국민의힘 3·8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고자 장제원 의원실을 나온 김영호 전 보좌관도 개혁신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안철수 의원을 도와온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도 개혁신당에 합류해 최근 경기도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는 등 다선 국회의원실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사들도 속속 신당 쪽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천하람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신당 합류 소식을 전한 김성열 전 보좌관은 거대양당을 각각 절대왕정시대로 회귀해 멸종을 앞둔 공룡과 양심·청렴을 상실한 이빨 빠진 호랑이로 비유했으며 불과 지난달까지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일하다가 신당에 합류해 정책본부장을 맡게 된 김경한 전 보좌관은 “거대 양당 카르텔에 따른 피로감에도 대안이 없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국민이 내몰리는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뿐 아니라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 ‘미래대연합’(가칭)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원욱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직 여야 정치인들로부터 ‘정말 너무 고생 많이 한다.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서 공감한다’는 내용의 문자들이 오고 있고 신당에 동참을 결단한 현역 의원들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그 규모가 총선 기호 3번에 준하는 정도가 될 것인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네.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 ‘빅텐트’ 성사 시 신당세력 ‘영향력’ 증폭…시점엔 당별 온도차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좌),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준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좌),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준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처럼 신당들이 저마다 창당 준비와 더불어 세 불리기를 적극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이 제3지대에서 통합하는 ‘빅텐트’까지 성공할 경우 거대양당조차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총선 판세를 흔들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신당 세력들 중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 미래대연합 공동창준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앞서 지난 14일 여의도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2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양당 구조 타파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김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제3지대 협의’와 관련해 “창준위가 공식 발족하면 서로 본격적인 대화와 협의를 해보자 정도까지 말씀을 나눴다.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이심전심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미팅이었다”고 강조했으며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 간 관계에 대해서도 “언론에서 견제한다, 엇갈린다는 등 해석이 있었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두 분이 아주 대화가 잘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미래대연합’ 발기인대회와 창준위 출범식에 축사자로 나서서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정치협력이 시작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국민들이 양자택일의 속박에서 벗어나 비로소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권리를 회복하는 국민복권의 날, 정치해방의 날로 기록할 것이고 우리는 절망의 정치에서 희망의 정치로 적대의 정치에서 연합의 정치로 바꿔내는 과업을 함께 할 것”이라고 역설했으며 이 위원장도 “제가 만들겠다고 했던 정당은 비빔밥 같은 정당이었다. 이 비빔밥을 즐길 수 있는 그 날이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이 완성되는 날”이라고 ‘제3지대 빅텐트’에 힘을 실었다.

또 이 자리에 함께 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운영위원장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도 양당 정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유권자 기대에 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는데, 여기에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을 주도한 의원들은 아예 제3지대 플랫폼 정당이 되겠다고 그간 공언해온 만큼 신당 세력 모두가 하나 돼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모양새다.

다만 어느 시점에 ‘빅텐트’를 이뤄낼 것인지에 대해선 일부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는데, 조응천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제3지대 빅텐트는 통합 정당이다. 이 위원장은 더 강하게 얘기하는 것 같은데 단순히 텐트가 아니고 집, 등기부등본에 올리자는 것 같다”며 “1차 목표는 설 전”이라고 말했고 ‘일정에 대해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도 큰 틀에서 공감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된다”고 답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같은 날 ‘장윤진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이 전 대표 신당이 아무리 빨리 창당한다고 해도 1월말 전에는 창당하기 힘들 건데 그럼 창당하자마자 합당하는 것은 그 당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울 것”이라며 설 연휴 전 제3지대 통합에 대해 “개별 약진할 기회가 있는데 그러면 창당 자체가 합당용 창당 같이 되고 모양새가 안 좋을 것 같다. 솔직히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이견을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위원장은 “개혁신당에 있는 구성원들도 내부적으로 갈등이 좀 있는 부분이 선명한 보수정당을 지향하느냐, 혹은 이길 수 있는 것을 지향하느냐다. 이념도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며 “이기는 빅텐트하고는 누구랑 합치느냐보다 어떻게 합치느냐, 왜 합치느냐가 더 중요하고 그것은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신당’ 견제 나선 거대양당…“양당 혐오 바탕으로 해선 안 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좌),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좌),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거대양당에선 신당 세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는데,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위원장이 단순히 한번 모였다 흩어지는 ‘떴다방’ 정당이 돼선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의미가 있다”며 “당의 비전과 가치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이합집산하면 기존에 1당, 2당을 비판하는 것 이상·이하도 아닌 정당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한 발 더 나아가 홍 원내대표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단순히 기존 정당, 양당제 정당에 대한 반대·혐오를 바탕으로 한 정당이 되어선 안 된다. 제3의 가치가 무엇인지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는데, 그러면서도 민주당에선 신당으로 이탈하는 분위기가 조성될까 우려한 듯 조응천, 양향자, 이원욱, 김종민 등 신당 세력 의원들의 지역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했을 뿐 아니라 그간 흉기 피습 치료를 위해 자택에 있는 이 대표가 오는 17일 당무에 공식 복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 대표 공백 상태 장기화로 흔들리는 당내 불안 상황을 해소하고 이 대표가 직접 결속을 호소함으로써 제3지대 신당 세력의 ‘세 불리기’를 조속히 차단하겠다는 전략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이 대표의 당무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는 17일 역시 공교롭게도 이 전 대표의 신당인 ‘새로운미래’ 창당발기인대회가 열린 바로 다음 날이란 점에서 이런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거대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신당에 견제구를 던지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당초 이준석계 인사들인 ‘천아용인’으로 꼽혀왔으나 홀로 국민의힘 잔류를 택한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 포천·가평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의 신당을 겨냥 “어떤 것을 지향하는지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양당제의 폐단만을 지적한다면 양당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의 신당 창당론을 당 혁신을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고 여겼지만 신당 창당이 목적임을 알았을 때 나는 국민의힘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똑같은 상황에 놓이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며 심지어 이 위원장이 이 전 대표 등과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각자의 진영에서 서로 다른 가치를 지향했던 분들인데 하루아침에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선 이날 지상욱 전 의원이 자신보다 참신한 인재가 나서야 한다면서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에서도 친명계 원외 핵심인 강위원 당 대표 특보가 같은 날 “저로 인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며 총선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하는 등 당내 일각서 변화의 모습도 일부 비쳐지고는 있는데, 과연 제3지대 신당이 거대양당이 구축하고 있는 기존 구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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