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흉기 피습당한 이재명, 현장 정치 언제쯤 복귀할 수 있을까?
한동훈·문재인 ‘이재명 문병’ 타진에 李측 “회복 치료 중, 면회 어려워”
이재명 병상 정치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오래는 못할 가능성 커
이재명 ‘서울대병원 전원’에 의료계 일제히 한목소리로 비판 “내로남불”
민주당 지도부, 의료계 비판에 발끈 “너무나 터무니 없는 정치적 공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지난 2일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헬기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뉴시스(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지난 2일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헬기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뉴시스(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방문 중 흉기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일반병실로 옮겨졌지만, 이 대표가 현재 상황에서는 가족 외의 외부인 면회의 병문안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당분간은 당무 현장에 참여하지 못해 이 대표의 ‘병상 정치’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가 엿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 한동훈·문재인, 이재명 병문안 타진···李 측, 아직 면회 불가 상황 전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재명 대표의 병문안을 타진했으나 이 대표 측에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어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 대표의 병문안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아직 안정이 필요해 한동안 어렵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한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쾌유를 기원했다”면서 “언제든 이 대표가 가능할 때 문병하겠다(는 입장을 이 대표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는데,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외상 특성상 추가 감염 위험 및 합병증 유발 가능성으로 인한 외부인 접촉 차단과 함께 피의자로부터 우발적인 공격을 당했던 만큼 심리적으로 절대 안정도 필요한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기도 했다.

또한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와 만남을 갖기로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오는 6일 병문안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이 대표 측에 전달했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이 대표 측에서는 “이 대표가 회복 치료 중이어서 면회가 어렵다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고 밝혀 사실상 이 대표는 일정 시간 정도는 병상 정치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 ‘병상 정치’ 할 상황 놓인 이재명, 다만 길어질 수는 없는 상황?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영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영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시사포커스DB

아울러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다행히 성대나 기도 부분에 있어서 손상이 없어서 2차 피해 우려는 없다. 그래서 (이 대표가) 회복된다면 정상적인 업무를 짧게 진행할 수 있는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이 대표가 2주 이내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 회복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이 대표가 병상 정치를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하면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야기했듯이, 병상 정치라든지 그런 걸 고려하거나 판단하고 있지 않다. 이 대표는 빨리 2주 이내에 움직일 수 있는 정도로 회복을 하고 (복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이 대표의 ‘병상 정치’ 향방과 관련해 “이 대표의 생각과 의료진의 판단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이 대표가 조기에 일반병실로 옮기는 것과 빠른 시간 내에 ‘당무에 복귀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가 중요 당무는 보류하고 있지만, 면회가 자유로워지면 이 대표가 병원에 있더라도 가서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 당무가 오랫동안 정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당분간은 병상에서 당무를 봐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에 더해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지금 아주 작은 소리로 대화가 짧게만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면회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더 나아가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과 관련해 “전적으로 의료진 소견이 중요하겠지만, 이 대표께서 ‘차질 없이 당무를 진행하라’고 했기 때문에 원내대표나 최고위원회를 통해 (총선 준비를) 진행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 사실상 친명(친이재명) 체제의 당 지도부가 이 대표를 대신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총선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이 대표가 병상 정치를 오랫동안 이어가지는 못할 분위기도 감지됐는데, 이는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비명계(비이재명)인 ‘원칙과 상식’ 모임에서 이 대표의 퇴진과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당내 정치적 환경 때문인 것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실제로 원칙과 상식 모임의 이원욱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총선의 시계는 계속 굴러가고 있고, 원칙과 상식의 시계도 있다”며 “이 대표가 계속 위독하면 (이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하는 기자회견을) 미룰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칙과 상식의 시간표를 마냥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 퇴원 전이라도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최후통첩’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이 대표가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 정치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이날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이 당무에 큰 영향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나섰는데, 실제로 이날 민주당은 총선의 공천을 이끌 15인의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그리고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공관위원 인선 결과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결제했다”며 “결재 시기는 테러 발생 전으로 1월1일 부산에서 최고위 심의를 거쳐 결재한 것으로 병상 결재는 아니다”고 피력했다.

◆ 헬기 타고 서울대병원 전원한 이재명, 의료계로부터 일제히 뭇매 쏟아져?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탄 구급차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탄 구급차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번 정치 테러 성격의 피습 사건으로 인해 관심이 집중되면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함께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였는데, 전반적으로 괴한의 습격으로 인해 걱정과 동정의 응원 목소리가 지배적인 분위기인 반면에 이 대표가 피습 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하는 선택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특히 ‘자상 vs 열상’ 논란의 피해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서울대병원 측이 부산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전원 요청을 받아 수술하게 되었다고 말해 즉각 부산대병원 측은 크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의 행동을 규탄하는 성명까지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욱이 전날 부산시의사회는 이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한 후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는데, 부산시의사회는 전날 “지역의료계를 무시한 민주당의 표리부동한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부산대병원에서 1차 응급조치가 이뤄진 후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이중적이고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에 지역 의료인들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실력을 폄훼하고 더욱이 수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헬기를 타고 서울로 향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즉, 이 대표가 위급한 상황이었으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수술을 했었어야 한다는 점과 응급 상황이 아니였다는 판단이라고 하더라면 헬기 이송 방식은 선택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장도 이날 의료전문지 ‘메디게이트’의 기고를 통해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을 선택한 것에 대해 “병원쇼핑을 한 것”이라면서 “이 사건은 앞으로 두고두고 한국 의료의 실상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회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도 주 전 협회장은 “환자들은 서울로, 대형병원으로만 쏠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서 “(민주당은) 지역 의료를 살리자며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을 주장하는 법안까지 일방적으로 국회에서 통과시킨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도 병원쇼핑을 하는 현재 상황에서 지역의 유수 의료기관을 홀대하고 기를 쓰고 서울로 올라오는 지방의 환자들을 비판할 수는 없다”며 씁쓸함을 표했다.

아울러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해 ‘특혜 이송’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는데, 서울시의사회는 “헬기 이송이 ‘특혜 이송’이라고 비판한 부산광역시의사회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거대 야당 대표가 선민의식과 내로남불 행태를 보여준 것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진정한 반성을 요구한다”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4년 연속 A등급을 받은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이자 지역 건강을 책임지는 최고 의료기관인데, 이재명 대표를 무리하게 헬기 이송한 것은 위중한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사회는 “거대 야당 대표가 정작 본인에게 위급 상황이 닥치니 응급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을 찾아 날아가 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하면서 “근본 문제를 도외시하고 ‘낙수효과’를 운운하며 의사만 무한정 늘리면 된다는 식의 어설픈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의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더 나아가 전라도 지역의 광주시의사회도 비판에 가세했는데, 광주시의사회는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 결정은) 전형적인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이자 내로남불의 정석”이라고 규정하면서 “민주당은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부산대병원과 지역의료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지역의료를 살려야 함을 강조하고 지역의사제와 지역 공공의대 설립을 입법 추진하던 민주당은 이번 일을 통해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했음을 전 국민에게 알리게 됐다”고 한탄했다.

◆ 의료계 비판에 뿔난 민주당, 서은숙 “터무니없는 정치적 공격” 반발

더불어민주당 서은숙 최고위원(가운데)이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경태 최고위원. 사진 / 이 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은숙 최고위원(가운데)이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장경태 최고위원. 사진 / 이 훈 기자

다만 민주당 측에서는 이러한 의료계의 공세에 불편해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는데, 실제로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대병원 이송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너무나 터무니없는 정치적 공격”이라면서 “이 대표가 쾌유하기도 전에 이 대표 정치 테러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키려는 정치적 시도가 목격된다”고 분노했다.

이어 서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고 야만적 정치 테러를 규탄하는 것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의료인이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비판하면서 “환자를 응급 이송해 정신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는 서울에서 수술하고 간호하는 게 가능하도록 부산대병원에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쩌면 이러한 참담한 사회적 현실이 정치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진 야당 대표를 증오하고 급기야 살해하려는 마음 까지 먹게 만드는 토양이 되지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더욱이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오히려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 눌러앉아서 치료를 받았다면 정말 더 비상 응급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방해할 수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서울대병원이냐 부산대병원이냐 하는 이런 논쟁은 불필요하고 너무 한가한 논쟁이다”고 반론을 펼쳤다.

심지어 장 최고위원은 “부산대 권역외상센터는 정말 아주 비상 응급 치료를 받아야 되는 곳이다. 권역외상센터는 비상 응급치료를 받아야 될 다른 환자들을 위해서 상시 대기해야 되는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더 나아가 그는 이 대표가 헬기로 이송된 것에 대해서는 “어찌 됐건 좀 빠르게 치료, 수술을 받았어야 되는 상황이었다. 응급의 비상 상황이었기 때문에 좀 빠르게 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사실상 민주당의 논리가 서로 충돌되는 지점이 있어 이 대표가 흉기 습격 피해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뭇매까지 맞는 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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