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회의 마친 국민의힘, 총선 지휘할 비대위원장 선임 의견 청취 끝내
윤재옥 “오늘부로 사실상 의견 수렴 과정은 마무리, 조만간 최종 정리”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환영하며 일제히 한동훈 공격 나선 민주당, 왜?
김종혁 “한나땡 반응?, 韓에 판판이 깨진 野 어떤 두려움의 반영인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선언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낙점하면서 ‘한동훈 비대위’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을 보이며 정치권의 시선을 강탈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도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와 관련해 당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당의 원로들은 이날 윤 권한대행에게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에 대해 큰 이견이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제로 유흥수 상임고문은 이날 상임고문단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비대위원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큰 이의는 없는 것 같다”며 “새로운 것이 오히려 사회의 가치처럼 보이는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한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선임 의견 마지막 청취···與 원로들 “한동훈에 이의 없어”

국민의힘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지도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지도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 이 훈 기자

특히 유흥수 상임고문은 일각에서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방어막을 쳐 주고 나선 모습을 보였는데, 그는 “여러 걱정하는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경험이 없다는 문제는 사회가 급변하는 마당에 하나의 경험이라는 게 그렇게 큰 리더십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한 장관은 능력이 있기에, 남의 경험을 자기 경험으로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당정관계 재정립 문제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의 관계는 아주 신뢰가 있는 관계”라면서 “그렇기에 오히려 한 장관이 바른 소리를 더 잘할 수 있는 거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유 상임고문은 “한 장관이 대통령에게 민심을 잘 전달하고 또 대통령도 한 장관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며 “그래서 염려하는 것만큼 당정이 수직관계로 가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들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더욱이 그는 한 장관의 정치 등판 시기가 이르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배 12척이 남은 상황에서 이순신 장관은 임진왜란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국민의힘의 지금 상황이 배 12척 남은 상황과 같다”며 “선거에서 지고 난 뒤에 아껴서 뭘 하겠는가. 이렇게라도 등판해서 승리로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이다. 상당히 여러 걱정도 있지만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시기이고 어려운 상황인 만큼 원로들도 배 12척을 한 장관에게 맡겨 보자는 식의 중지가 모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신영균 상임고문도 “한 장관을 너무 아끼다 보니 혹시라도 상처가 나면 안 될 것 같아서 하는 걱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힘을 보탰으며, 목요상 상임고문도 “정치판에서 때 묻은 사람보다는 오히려 무색·투명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젊은 MZ세대도 많이 호응할 것 같다”고 결을 함께 했다.

◆ 한동훈 비대위 출범 수순 절차, 이르면 이번 주말 韓 지명 발표 가능성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2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이렇듯 당 원로들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힘껏 돕고 나선 분위기로 사실상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 수순 절차를 밟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국민의힘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께에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지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더군다나 윤재옥 권한대행도 이날 상임고문단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의견 수렴도 순차적으로 해왔다”면서 “오늘부로 사실상 의견 수렴 과정은 마무리할까 하며, 이제 제가 여러 가지 고민과 숙고를 통해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비대위원장 지명에 대한 최종 결정 발표 시기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서 ‘주말이다, 언제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상상하면 언제쯤 할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오는 21일)를 통과하고 나서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정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윤 권한대행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중진의원 회의를 시작으로 하여 의원총회에 이어 지역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와 원로 상임고문단 회의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었다.

특히 윤 권한대행은 이날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도 “김기현 당대표 사퇴 후 새로운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총선을 대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면서 “당의 큰 어른이고, 정신적 버팀목인 고문들의 말씀을 듣고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받기 위해 모셨다”고 회의 소집 배경을 설명하며 연일 의견 청취 행보를 이어왔었다.

사실상 상임고문단 회의가 끝나면서 이로써 여당의 의견 수렴 과정의 절차는 모두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여지면서 마지막 단계인 당 최고위 회의에서 내년 총선을 이끌 비대위원장 지명 발표와 의결만 남게 된 것인데, 무엇보다도 여권 내에서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확정된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한동훈 장관도 당에서 비대위원장직을 공식적으로 제안해 오면 거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였는데, 실제로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러 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발언했던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고 언급한 것이 비대위원장 수락을 시사한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 “제가 마음이 좀 독해졌다. 처음에는 막 부담이 돼서 얘기해 줬는데, 이제 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한층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사실상 이미 모든 고심을 마치고 결심까지 끝낸 듯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이렇듯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던 공천관리위원장 출범 준비도 속도를 내서 다시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공관위는 총선을 기준으로 90일 전인 오는 1월10일까지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 임명을 마쳐야 한다. 통상적으로 공관위원장 및 공관위원 임명에는 최소 2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사실상 한동훈 비대위 출범은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 민주당, 한동훈 비대위 출범 임박에 촉각 곤두세우며 총공세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박찬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박찬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한편 한동훈 비대위의 출범이 기정사실화가 되는 듯한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경쟁 구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일제히 한 장관이 이끌 여당의 비대위 체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총공세를 퍼붓고 나선 모습을 보여, 사실상 한 장관의 존재감이 큰 인물임은 분명한 상황임을 실감케 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내 일부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될 경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긴장감이 감돌면서 위기감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확실시되는 분위기가 흐르자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면서도 한 장관을 공격하고 나서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즉, 민주당 내에서 진정으로 한 장관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되길 원했다면 임명 발표가 날 때까지는 조용히 지켜보는 태도를 유지하다가 임명이 완료된 후에 공세를 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렇게 임명도 되기 전부터 이상 반응을 보인 것은 실제 속마음과는 반대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 장관 비하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특히 한 장관이 민주당에서 내년 총선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 강행에 대해 ‘악법’이라고 지적한 것을 고리로 정청래 최고위원은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셨다는 소크라테스에게 뺨 맞을 소리”라며 “김건희 여사 대변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박찬대 최고위원은 “윤석열 아바타인지 김건희 아바타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건희 방탄에 열심”이라고 비난했고, 장경태 최고위원도 “한 장관은 조선제일검이라더니 고작 김건희 호위검이었다”고 조롱했다.

또한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우상호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론과 관련해 내년 총선은 정권 심판론이 작동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고 주장하며 여당이 불리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공격에 가세했다.

◆ 한동훈 비대위 출범 환영한다는 민주당, ‘한나땡’은 진짜 속마음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뿐만 아니라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누가 뭐래도 한 장관은 이 정부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황태자”라면서 “한 장관이 나와서 국민의힘의 선거를 지휘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환영’할 바이지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피력했다.

심지어 한 장관을 둘러싸고 민주당에서 또 말 사고가 속출되기도 했는데, 실제로 민형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론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향해 ‘불임(不妊) 정당’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삭제하여 다시 사과에 나서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비명계(비이재명)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우려하며 “방탄 정당의 길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전직 당 대표가 돈봉투 사건, 비리 사건으로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방탄 정당, 부도덕성에 대한 반성과 사과 또는 참회 이런 게 없다면 저는 정말 많은 건전한 시민들이 민주당부터 마음을 접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제일 크다”면서 이 대표의 퇴진과 통합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강하게 요구했고, 더 나아가 당을 향해 “민주당이 정신 차려야 된다”며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 이런 식으로 안이한 정세 인식을 할 게 아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의 ‘한나땡’ 반응에 대해 같은날 김종혁 국민의힘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채널A ‘뉴스A 라이브’에 출연하여 “한나땡이라고 말하는 것은 약간 마음속의 어떤 두려움이라든가 그런 것들에 대한 반영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저것이 정말로 그렇게 쉽게 생각했다면 그동안 왜 법무부 장관에게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판판이 깨졌겠는가. 한 장관이 무슨 이야기만 할 때마다 어떻게 보면 민주당 의원들이 망신을 당하고 떠나 버리는 그런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아마 전략가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황을 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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