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지연 문제 해소해 분쟁의 신속한 해결 강구해야"
"국민들이 법원에 편히 접근하고 법을 쉽게 이해해야"
"저보다 진보적인 판결 많이 낸 사람 없을 것"

[시사포커스/정유진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는 "대법원장은 법관이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헌법의 정신을 되새겨,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고 공정한 재판을 달성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조희대 후보자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재판 지연의 원인이 한 곳에 있지 않은 만큼, 세심하고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어나가겠다"며  "국민들이 사법부에 절실히 바라는 목소리를 헤아려보면,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해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강구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대법원장은 법관이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헌법의 정신을 되새겨,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고 공정한 재판을 달성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민들이 법원에 편히 접근하고 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계속해서 쉽고 간결한 판결문이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는 한편, 재판과 사법정보의 공개범위를 넓혀 재판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 권리를 증대하는 데에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사법부에 대한 기대와 염려가 어느 때보다 큰 시기에 대법원장의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 낼 수 있을지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앞으로도 재판과 사법행정을 통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사건 한 건 한 건이 정성껏 심리되고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되도록 해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법을 바로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사법부의 구성원들이 국민의 시각과 입장에서 스스로 좋은 제도를 발굴하고 정착시켜나갈 수 있는 자발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 국민소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조 후보자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3년6개월간 함께 일한 만큼 사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다"며  "사법농단과 관련해 조 후보자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대법관 재직 시절에 사법농단 사태가 있었고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지적에 대해 "사법농단 사건은 현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국민에 걱정을 끼쳤던 것은 사실이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조 후보자는 정치권이 특정 판결을 놓고 대법원을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 "확정판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건전한 비평은 얼마든지 받아들이겠지만 도를 넘는 비난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적 판결을 주로 해왔다는 지적에 대해 "저보다 진보적인 판결을 많이 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압수수색 남발 지적에 대해 "저희도 압수수색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며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조서의 증거능력이 제약돼 압수수색 필요성이 증대됐지만 압수수색이 늘어나다 보니 문제점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대법관회의에서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시켜 논의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조희대 후보자는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수락과 관련해 "저를 아는 모든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본인만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내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다"며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재판한 경험을 토대로 미력하게나마 도움 되는 길을 한번 찾아보자 하는 심정으로 수락하게 됐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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