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또 김건희 여사 저격, 불법 녹취 이어 기획 취재?
술렁이는 정치권, 野 “대통령 부인 위법 행위 했는지 대통령실 입장 밝혀야”
국민의힘도 출렁, 기획 접근 정치 공작 비판에 김 여사 특검 주장까지 들썩
함정 취재에 쓴소리 나선 언론노조···“공익보도라고 떠드는 자체가 부끄러워”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사진 / 김기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담은 영상이 한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어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가운데 여야의 정치권에서도 술렁이면서 해당 이슈를 놓고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에 함정 취재 논란까지 첨예하게 대립하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 김건희 여사 녹취 파문 일으켰던 ‘서울의 소리’, 이번엔 함정 기획 취재?

앞서 지난 27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 여사가 지난해 9월 13일 자신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무실에서 최재형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고가 브랜드의 명품백을 받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최 목사는 몰래카메라가 달린 손목시계를 착용하여 논란이 된 장면을 촬영했는데, 최 목사는 명품 브랜드의 명칭이 박힌 쇼핑봉투를 김 여사 앞에 올려 놨었다. 이어 김 여사는 최 목사에게 “목사님이 뭐 돈이 있으시냐”·“자꾸 이런 거 하지 마시라” 등의 발언을 했고, 이에 최 목사는 “(서울의 소리 관계자인) OOO이 사 온 거다”며 “제가 산 게 아니다. 저는 전달해 주는 거다”고 말하는 장면까지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 영상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을 돌려주지 않고 받았다면 명백한 김영란법 위반이 되는 것이기에 논란이 되는 것인데,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해당 영상이 제작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인 함정 취재 논란까지 뒤범벅되어 중구난방식으로 파문이 확대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무엇보다도 ‘서울의 소리’ 측이 최 목사에게 손목시계의 몰래카메라 장비와 명품백 선물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함정 취재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고, 더욱이 해당 영상에서 명품백을 구입하는 장면까지 촬영해 놨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작정하고 의도적으로 함정에 빠뜨리게 하기 위해 기획된 취재였다는 점에서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만들었다.

◆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총공세 나선 민주당 “대통령실 입장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그래서인지 여야의 정치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 셈법에 따라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하며 대치 전선을 형성하고 나선 모습이었는데, 무엇보다도 시시때때로 기회를 노리며 대여 투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연일 공격 모드에 돌입했다.

실제로 전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최 모 씨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는 영상이 공개된 것을 언급하면서 “김 여사는 최 모 씨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느냐”고 질문을 던지며 “받았다면 돌려주었는지 아니면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지 대통령실의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특히 박 대변인은 “유튜브 채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김영란법 위반이 되기에 대가성 있는 뇌물인지도 분명하게 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더 나아가 “대통령실 관계자는 백브리핑을 통해 ‘유튜브까지 코멘트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는데, 대통령실이 아직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통령실은 매체를 품평하는 곳이 아니라, 대통령 부인이 위법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 책임 있게 해명해야 할 곳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박 대변인은 오늘(29일) 또다시 논평을 통해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는지,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국민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실 차원의 진상 확인에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심지어 박 대변인은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의 취재 절차가 부적절했다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의혹에 답변을 거부할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절차의 부적절함을 핑계로 대통령 부인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는 태도 역시 대단히 잘못됐다”고 쏘아붙이면서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겠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 국민의힘도 들썩, 장예찬 “기획 접근 정치 공작”···친윤 vs 반윤, 엇갈린 반응까지

(왼쪽부터)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이언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좌,우), Ⓒ뉴시스(중)
(왼쪽부터)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이언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좌,우), Ⓒ뉴시스(중)

반면 국민의힘 측에서는 해당 논란에 대해 대체적으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엿보이면서도 ‘함정 취재’라는 점에 대해 강한 문제 의식을 표출해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2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담긴 영상에 대해 “불법적인 취재일 뿐만이 아니라 (김 여사의) 부친과의 친분을 내세워 계속 찾아오면서 결국 함정을 파서 정치 공작을 펼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기획적으로 접근된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장 최고위원은 “자꾸 이런 정치 공작을 펼치고 특정인을 대상으로 스토킹에 가까운 취재를 한다는 건 취재 윤리나 법적인 차원에서도 용서하면 안 될 일”이라면서 “이런 식의 취재나 정치 공작에 대한 불법적인 행위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김 여사의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대통령 부부를 향한 여러 선물들은 개인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관리하고 이후 대통령 기록관으로 넘어가는 절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두둔하듯 반론을 펼치면서 “민주당도 공당이라면 이런 식의 정치공작과 음모성 취재에 대해서는 아무리 여야가 따로 있더라도 선을 그어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과 반윤(반윤석열)으로 구도가 나뉘어져 있는 탓에 엇갈린 반응을 보여주고 있기도 했는데, 친윤으로 분류되는 전여옥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인수 전 MBC기자가 함정수사를 한 것”이라며 “지난번 ‘서울의 소리’가 몰래 녹취에 이은 좌파들과 민주당 MBC 협업이다. 작년 몰래 한 녹화를 지금 터뜨리는 목적은 뻔하다. 이 문제는 정면돌파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반윤으로 분류되는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안의 본질은 ‘그걸 받았느냐’임을 직시해야지, 다른 곁다리로 본질을 흐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 “함정은 함정대로 비판하고 죄가 되면 처벌해야 한다. 김 여사는 명품백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공세했다.

아울러 이 전 의원은 “영부인 역할에 대한 책임의식 결여, 무지함과 경박스러움에, 제2부속실 폐지로 비롯된 대통령 가족에 대한 통제시스템 실종,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들은 분노와 자괴감을 느낀다. 한낱 위임받은 자들이 왕실인 양 오버(과잉행동)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국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고, 여당도 대통령도 더이상 감싸서는 안된다”고 비판하면서 심지어 “김 여사에 대한 모든 특검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취재 윤리 벗어난 함정 취재에 쓴소리 나선 언론계, MBC 제3노조 “부끄러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에 MBC가 김건희 여사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하겠다고 하여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에 항의 방문 했던 모습. 사진/ 김기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에 MBC가 김건희 여사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하겠다고 하여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에 항의 방문 했던 모습. 사진/ 김기범 기자

한편 해당 논란을 둘러싸고 언론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는데, MBC 제3노동조합(제3노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결국 그 명품 가방과 화장품은 극좌 유튜버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돈으로 산 것이었다. 초소형 시계 몰카도 이명수 기자의 돈으로 샀다고 한다. 처음부터 청탁을 할 목적도 공직자에게 대가성 금품을 줄 목적도 없었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오로지 영부인이 명품을 받으면 촬영해서 고발보도하고 욕보이려는 악의적인 목적만 있었다”고 취재 위반 문제를 지적했다.

MBC 제3노조는 “각본대로 촬영해 수개월을 기다렸다가 영부인 특검법 공세와 총선에 맞춰 방송이 나가자 다음날 민주당에서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뇌물”이라며 “이런 한심한 음해공작에 공영방송 MBC 기자가 사표를 던지고 나가 진행을 하고 유튜브 한자리에 함께 하고 있다니 MBC가 왜 이리 망가졌나 한숨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이명수 기자 불법 녹취 2라운드”라고 규정하면서 “이명수 기자의 코치와 사주를 받은 최재영 목사가 몰카를 들고 경호라인과 보안 검색을 무사통과하고 부친과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선물을 건네며 경계를 허물어뜨린 다음 불법적으로 영부인의 음성과 초상권, 대화 내용을 동의없이 녹취해 보도한 일이기에 ‘함정취재면 어떠냐, 불법 녹취면 어떠냐, 영부인의 흠집만 고발하면 그만인 것’이라는 식으로 보도를 이어가는 건 위험천만한 일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더 나아가 그들은 ‘서울의 소리’에 대해 “의사협회장 응징 취재로 백은종 대표가 벌금형을 받았고 류석춘 교수를 모욕하고 폭행했다고 백 대표가 역시 벌금형을 받은 곳인데, 무슨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 함정이 자연스러운 설정이라고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겠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러한 극좌 언론사의 함정취재에 공영방송 MBC의 기자였던 자가 가담하여 공익보도라고 떠들고 있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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