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앉아서, 보지 않고 악수하는 건 있을 수 없어…저도 야당 해봤지만 저런 경우 처음”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전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좌),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우) 사진 / 박상민 기자(좌), ⓒ뉴시스(우)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하기 전 악수를 청하자 일어서지 않은 채 악수하는 민주당 의원의 모습(좌),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우) 사진 / 박상민 기자(좌), ⓒ뉴시스(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한 윤석열 대통령의 악수에 쳐다보지도 않은 채 손만 잡거나 아예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으면서 사실상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정연설 때와 대비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야당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건네면서 국회의 협조를 부탁했는데, 민주당 홍정민 의원과 이동주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은 채 악수하고 같은 당 이형석 의원은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손만 잡는 ‘노룩 악수’를 하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문정복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등을 돌렸고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악수하기 위해 두어 차례 시선을 맞추려 해도 끝까지 응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김용민 의원은 시정연설 뒤 윤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자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카페 ‘재명이네 마을’ 게시판에는 김 의원을 극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악수하려는 윤 대통령을 민망하게 만든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이 친이재명계 인사들이란 점도 여러 해석이 나오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야당 의원의 태도에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고 무엇이든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계속 민주당 망신시키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으며,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31일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대통령이 악수 청하니 ‘그만 내려오시죠’ 이렇게 얘기한 것은 헌법을 잘 모르는 무식한 거고 무례한 것이다. 적어도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출한, 헌법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분”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대통령 들어오시면서 악수 일일이 청하고 들어왔는데 앉아서 악수하고 심지어 보지도 않고 악수하는, 이건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걸 하면서 어떻게 협치하자고 하고 이재명 대표를 만나 영수회담하자 이게 되느냐. 저도 야당을 해봤지만 저런 경우는 처음이고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앞서 지난 2017년 11월 1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했을 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연설이 끝난 뒤 다가와 악수를 청한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으며, 2019년 10월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 대통령이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한국당 의원들에게 악수하려 했을 때도 한국당 의원들은 앉아서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없어 이번에 윤 대통령을 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는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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