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발적 군사 활동’ 비판에 정면 반박 나선 박민식 장관
“불굴의 승리 일궈낸 참전 영웅들을 기리는 것은 당연한 책무”
“한·중,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통해 번영할 수 있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중국이 인천상륙작전 전승(戰勝) 행사를 ‘도발적 군사 활동’이라고 규정하면서 한국 정부를 비판한 가운데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30일 중국을 향해 “상대 국가에 대해 지켜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불굴의 승리를 일궈낸 참전 영웅들을 기리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고 그날의 승리가 대한민국 번영의 방향타가 될 수 있도록 새기는 것 또한 소명인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은 6.25전쟁으로 한반도 전체가 공산화되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다 잃을 수 있다는 절망의 구렁텅이 직전에서 희망과 기적을 만들어낸 역사적인 작전이고 위대한 승리였다”며 “우리 정부가 위대한 승리을 기념하고 헌신을 기리는 것에 대해 이웃나라라면 축하하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장관은 “중국의 국방부는 인천상륙작전 전승 행사를 두고, ‘문 앞에서 벌이는 도발적 군사 활동을 73년 전이나 현재나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는 150년 전 위안스카이가 할 법한 말”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인천상륙작전 당시엔 참전 당사국도 아니었으니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를 도발적 군사 활동으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그는 “기념행사와 군사작전은 엄연히 다르다. 하면 안 될 장소에서 하면 안 될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분명한 대한민국의 영토와 영해에서 거행된 행사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브리핑은 상대 국가에 대해 지켜야 할 선을 넘은 것이다. 그리고 중국 국방부 대변인이 이런 역사적 사실관계를 몰랐다면 무식을 안타까워할 것이고, 알고도 ‘중국 문앞에서’를 운운했다면 무례를 걱정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인천상륙작전과 유사한 작전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대항해 승리의 교두보를 삼았던 ‘노르망디상륙작전’이 있다. 매년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에서는 연합국 각국 대표들과 전범국인 독일 총리도 참석해 유감과 화해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며 “‘중국의 집앞’ 이니 ‘군사도발’이니 이런 호전적인 논평보다 독일과 같은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지위에 맞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더 나아가 그는 “한중 두 나라는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통해 번영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이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들을 함부로 여기고, 나아가 이를 빼앗으려 드는 일들은 그 어떤 이익과도 맞바꿀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인천 앞바다에서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식을 진행했는데, 이와 관련해 지난 28일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도발적 군사 활동”이라고 반발하면서 “미국이 동맹국을 규합해 중국의 집 앞에서 도발적인 군사 활동을 벌이는데, 중국이 좌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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