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의당과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등 야4당이 14일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악을 중단하라”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는 데에 반대한다는 항의시위를 진행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이은주·장혜영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 장소 앞에 앉아 ‘병립형 회귀 반대한다’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촛불에 대한 배신이다.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약속을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개혁이 필요할 때 국회 안 밀실에 숨어 서로에게만 이득이 될 개혁안을 내세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관계야말로 적대적 공생관계 그 자체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핑계대지 말라”고 민주당을 직격했으며 김 대표도 “두 거대 정당이, 나머지 정당들이 비례성 원칙에 다라 응당 받아가야 할 의석, 비례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외쳤고 윤 대표는 “부족하지만 겨우 한 발 뗀 게 준연동형인데 이를 폐지하고 다시 병립형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명백한 정치적 퇴행”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거센 항의에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회의 도중 의총장에서 나와 “(선거법 협상)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항상 소통하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시위를 중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달라고 부탁했는데, 배 원내대표는 “오늘 민주당 의총에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지 저희들이 지켜보겠다. 결과에 대해 대표들에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배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선거법 논의가 비교섭단체나 시민사회에 전혀 공유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런 문제에 대해서 충분하게 숙지해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강조했으며 30분 가량 항의시위를 이어간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데 밖에 논의 내용이 들려서 자유롭게 토론이 안 되니 이석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논의가 끝나면 관련된 부분을 당 대표님에게 설명 드리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야4당은 당대표-의원단 연석회의를 열고 거대양당의 병립형 선거제 회귀 움직임에 반대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는데, 여기서 이들은 “불과 4년 만에 다시 병립형 선거제도로 환원하는 게 어떻게 선거제도 개혁이고 정치개혁이라고 할 수 있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화하고 선거제도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개선해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한국 정치를 타협과 양보가 가능한 다당제 연합정치로 바꾸기 위해 공동 대응할 것을 결의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또 이들은 “거대양당의 밀실담합에 의한 선거제도 퇴행에 반대하며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비교섭단체와 원외 정당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동 대응할 것을 결의한다”고도 역설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비례성 강화를 위해 처음 도입한 준연동형은 비례대표 의석 중 일부를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배분하는 방식이며 병립형은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방식으로 지역구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거대 정당에 더 유리할 수 있다 보니 군소정당들의 반대가 큰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