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징계 시간 끌던 野, 결국 표결 연기 요청하며 몰매 자처?
표결 앞두고 김남국 ‘총선 불출마’ 선언, “임기 끝까지” 호소까지
표결 연기에 한탄하는 비명계, 이원욱 “이게 바로 내로남불인 것”
與도 총공세, “셀프 면죄부”···“방탄 쇼, 눈 뜨고 보기 힘들 지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코인 거래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했던 김남국 무소속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코인 거래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했던 김남국 무소속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거액의 가상자산(코인)을 투자·보유한 데다가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에도 코인을 거래해 논란이 되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던 김남국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안’ 표결이 민주당 측의 요구로 인해 중단되어 눈길을 끌었다.

◆ ‘김남국 살리기’ 나선 민주당, 숙고의 시간 요청하며 표결 연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1소위는 이날 오전 김 의원의 징계안에 대한 표결 절차에 돌입하려고 했었으나, 김 의원이 이날 앞서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나서 민주당 측은 이를 고리로 하여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여 오는 30일로 표결을 연기했다.

국회 윤리특위 1소위 야당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2시에 재개된 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30일 오후에 소위원회를 재개해 표결하기로 했다”며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느냐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민주당 소속 위원 3명 중에) 아직 의견을 정하지 못해 각자 생각해봐야겠다고 해서 시간을 다시 갖는 것”이라며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표결을 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을 정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회 윤리특위 1소위원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건은 윤리특위에 회부된 후 장기간이 지났기에 오늘 결론을 내고자 했었지만, 송 간사가 정중하게 시간을 요청했다”며 “민주당 측의 제안을 허투루 들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이를 수용해 일주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다소 씁쓸해 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 부대표는 앞서 정회가 선언된 오전에 “민주당에서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을 위원장에게 제출하며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으니 오늘 표결하지 말고 다음주 회의를 열어 표결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러나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한 것이 표결하지 말아야 될 이유가 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회의를 계속 진행하려 했지만, 결국 표결 절차를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해 사실상 파행될 조짐을 예고하기도 했었다.

◆ 김남국의 묘수?, 표결 앞두고 “총선 불출마” 선언···맞장구 쳐주는 민주당은 왜?

김남국 의원이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김남국 의원이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이날 표결이 무산된 원인은 김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이 가장 큰 이유였는데, 실제로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 징계안에 대해 현재 국회 윤리위에서 심의 중에 있는데, 나는 심의 결과와 관계없이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나를 믿고 응원해 준 안산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 뿐이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하루를 쪼개고 쪼개 안산시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더 자주 찾아뵙고 소통하며 안산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소명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해 사실상 남은 의원직 임기를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코인 거래 논란이 있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윤리특위에 제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들어 민주당 측에서 김 의원의 징계 수위를 낮춰보기 위한 목적에서 표결 연기를 주장하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솔솔 흘러나오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 지도부 행보가 못마땅한 비명계, 이원욱 “이게 바로 내로남불···온정주의 버려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좌)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좌)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다만 김남국 의원의 징계안 표결을 연기한 민주당은 또다시 ‘우리 식구 살리기’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여전히 방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모습을 보여 위기감을 증폭시켰는데, 그래서인지 대표적인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3선의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는 온정주의를 버려야 한다”며 “지금 이 모습이 바로 내로남불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오늘 국회 윤리특위 1소위 회의에서 징계를 결정하는 표결이 지체되고 있는데, 김남국 의원이 오전에 낸 22대 총선 ‘불출마 입장문’ 선언이 그 이유였다”며 “그런데 오늘 표결 지체 모습은 현재 무소속일지라도 그가 현재도 민주당 의원이며 당지도부의 비호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송영길 전 의원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 코인 거래는 민주당을 늪으로 빠뜨린 사건”이라고 지적하면서 “당 지도부에 요청드린다. 시간을 미루면 미룰수록 당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됩니다. 빠져 나오게 되더라도 시간 역시 늘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22대 총선 불출마선언은 21대 김남국 코인 거래 사건과는 별개 문제다. 21대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그 자체로 엄밀하게 평가되어야 하며, 그 평가 속에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느냐 마느냐가 판단의 핵심인 것”이라면서 “불출마선언이 현재의 문제를 희석화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그는 “민주적 원칙과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 곧 국민 신뢰 회복이고, 이 속에서 국민의힘과 특수부 검찰 독재 비판이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정치는 명분을 잃으면 신뢰도 동시에 잃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금 당 지도부가 조금이나마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줘야 할 때인 것”이라고 호소했다.

◆ 국힘, 野 ‘표결 연기’ 행보에···“셀프 면죄부 시도, 제식구 감싸기 멈춰야”

국민의힘 이양수 윤리특위 간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이양수 윤리특위 간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계속되는 방탄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도 강하게 비판했는데,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표결 연기를 요청하며 미적대더니, 결국 연기됐다. 회의 전 민주당 의원들과 사전에 어떤 논의라도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한 동지애가 발동된 것인지, 결과적으로 표결은 연기됐다”면서 “민주당 출신 김 의원이 임기를 끝낼 수 있도록 셀프 면죄부를 부여하려는 시도로 보이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신 부대변인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의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인데, 뻔뻔하게 남은 임기 동안 국민 혈세로 지급되는 세비를 몽땅 챙기겠다는 것”이라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고 해서 국회의원의 책무를 저버린 코인 거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자료 제출 등을 사실상 거부하며 자문위의 진상 조사를 방해했던 김 의원의 뒤늦은 악어의 눈물은, 조금이라도 동정표를 얻어 자신의 물욕을 채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의원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김 의원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인 것”이라고 직격했다.

더군다나 신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이토록 김 의원을 감싸며 징계를 방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한 체포 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경우, 부결을 위해선 한 표가 아깝기에 친명의 핵심인 김 의원의 표라도 얻어보려는 속셈이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매번 발생하는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는,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이 부여한 거대 의석을 오로지 자당을 위한 방탄 갑옷으로 쓰겠다는 선언인 것”이라고 쏘아붙이면서 “제명 권고를 무시한 채, 징계 절차를 방해하며 끝까지 김 의원을 보호하려는 민주당의 모습을 국민께서 지켜보고 계신다. 민주당은 제 식구 감싸기를 중단하고 김남국 의원 제명을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 민주당 방탄 행보 때리는 국민의힘 “野 방탄쇼,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수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 측이 이 대표에 대한 국회 비회기 구속영장 청구 요구와 친명계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보이콧 제안을 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 방탄쇼’라고 규정하면서 총공세를 펼치고 나선 분위기가 엿보였는다.

실제로 이날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비(非)회기 영장 청구 주장은 특권을 요구하는 오만한 발상이자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명분 쌓기일 뿐”이라고 꼬집었으며 이철규 사무총장도 “이 대표가 정말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했다고 국민들이 속은 것인가”라고 따져물으며 비판에 가세했다.

또한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당당히 맞서겠다’고 비장한 표정으로 호언장담할 때는 언제고 왜 이제 와 체포동의안 부결의 군불을 때고 있느냐”면서 “막상 구속이 눈앞에 다가오니 두려운지 참으로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표결에 불참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민주당의 눈물겨운 ‘방탄쇼’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꼬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은 법치 우롱 행태를 멈추고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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