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은 선거 1년 전까지 선거구 획정하도록 해"
"남 탓만 하면서 선거제 개혁논의를 회피만 하고 있어"
"위성정당의 과거 선거제도로 퇴행할 궁리는 넣어두시라"

[시사포커스/정유진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개월도 남지 않았다"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6월 말까지 선거제 개혁에 대한 기본 입장을 제시하고, 3당 대표가 만나 7월 말까지 담판 짓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 / 이훈 기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 / 이훈 기자

이정미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 관련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공직선거법은 선거 1년 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을 만든 국회는 또 다시 법을 어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전원위원회 토론이 있었지만, 선거제 개혁 논의는 다시 멈췄다"면서 "집권 여당의 대표는 국민들의 국회 불신 감정에 기대어 의원정수를 줄이자는 뜬금없는 말씀이나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해행위에 가까운 주장"이라며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협치를 위한 집권 여당의 무한 노력 속에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 선거를 위해 대치와 갈등의 축을 부여잡고 민심을 왜곡하는 정책으로 지금의 정치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다당제 연합정치로의 정치교체를 수없이 약속했던 제1야당의 대표는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 때 '선거제 개혁은 공약이 아니라 실천이 문제이다'라던 선명한 슬로건은 어디에 갔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선거제 개혁으로 제3의 선택을 통한 선의의 정책경쟁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과 의지가 왜 실천에서 사라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거대 양당은 늘 하던 대로 상대방 때문이라는 남 탓만 하면서 선거제 개혁논의를 회피만 하고 있다. 합의안 도출을 위한 조정과 대안 제시가 자기 책임의 시작"이라며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양당 간 2+2 협의체를 만들어서 선거제 개편 협상을 한다고 한다. 마치 지난 시즌 1위 팀과 2위 팀이, 그것도 위성정당이라는 승부조작으로 승점 도둑질에 나섰던 팀들끼리 다음 시즌 경기 룰을 만들겠다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당 기득권을 공고히 하려는 담합 목적이 아니라면 그 논의 절차와 구조도 민주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선거제 개혁방안은 정개특위와 병행해 3당의 책임있는 논의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대표들께 제안한다"며 "먼저 각 당은 6월 말까지 선거제 개혁에 대한 기본 입장과 대안의 범위를 제시하시라. 도대체 각 당의 당론과 계획이 무엇인지부터 좀 알아야 논의가 시작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선거제 합의안 도출을 위해 3당 대표가 만나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7월 말까지 담판을 지어보자"면서 "서로 열린 자세로 민심을 최대한 의석에 반영하는 제도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논의의 출발점은 이미 있다. 국회 전원위 결의안으로 제출된 3가지 선거제 개혁방안과 국민 공론조사 결과가 그것이다"면서 "최선을 다했는데도 끝내 서로 타협과 조정이 되지 않는다면, 현행 선거제도에서 위성정당 방지 방안만 넣어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성정당을 핑계삼아 다시 과거의 선거제도로 퇴행할 궁리는 넣어두시라"며 "또한 제가 제시한 시한 내에 양당이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면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겠다. 반복되는 정치실패의 책임도 오롯이 양당이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다당제 연합정치는 시대적 과제"라며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갈등을 해소하는 정치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선의'만으로 실현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며 "매번 선거 때마다 절반 안팎의 국회의원이 초선으로 채워지지만 정치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인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정치가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바꾸는 것"이라며 "우리 국회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매번 국회에서 정개특위가 구성되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그 변화가 무산된 이유도 우리 국회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정치의 내일이 아니라, 국회의원 나 자신의 내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양당 대표들께 간곡하게 호소드린다.  6월 말까지 선거제 개혁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시라"고 촉구했다.

또 "책임을 다해 제대로 토론하고, 조정하고, 타협해 보자. 남들 비판하기 전에 나 자신, 우리 자신부터 바꿔보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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