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벤처투자 급감
“오픈이노베이션, 가장 효율적인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으로 30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제2회 스타트업 포럼’을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공동으로 30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제2회 스타트업 포럼’을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글로벌 불황으로 국내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장기화되자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가 머리를 맞댔다.

대한상의는 30일 VC협회와 공동으로 ‘제2회 스타트업 포럼’을 상의회관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대한상의 우태희 상근부회장, VC협회 이준희 상근부회장, 한국벤처창업학회 신진오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3월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스타트업을 조명한 1차 포럼에 이은 두 번째 포럼이다. 이번 모임에서는 창업생태계 이해관계자인 대기업,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 엑셀러레이터(AC), 학회가 모두 참석해 민간 차원에서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대한상의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펀드결성도 78.6%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큰 폭의 감소를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준희 VC협회 상근부회장은 “1분기 국내 신규 벤처투자 금액이 크게 감소하는 등 벤처·스타트업계의 투자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벤처생태계 주체들의 협력과 혁신적인 위기 대응 능력이 필요한 때”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VC, 대기업, 스타트업이 모여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밝혔다.

신진오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은 강연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은 오래된 경영전략임에도 미국의 MS와 오픈AI와 같은 협업 사례를 국내에서는 쉽게 찾기 힘들다”며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오픈이노베이션”이라 강조했다.

신 회장은 “대기업은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스타트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발 빠르게 활용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협업과 투자유치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은 직접적인 자금투자 없이도 창업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인 두브레인 최예진 대표와 룩시드랩스 채용욱 대표도 투자 유치 어려움을 토로하며 대기업, 스타트업, VC 간 협업의 중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특히 최예진 대표는 “워렌 버핏이 ‘수영장에 가득 찼던 물이 빠지면 누가 옷을 벗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는데, 혹한기 일수록 회사의 본질에 집중해 옷을 잘 챙겨 입는 기업들에게는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세계 각국의 벤처투자가 위축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지속 되고 있다”며 “성장자금 조달, 후속투자유치, 상장과 M&A 추진 등 투자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민간 차원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와 VC협회는 벤처 및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IR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으며, 벤처 및 스타트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SK이노베이션∙중소기업벤처부∙창업진흥원 관계자와 에그 3기에 선발된 16개 스타트업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중소기업벤처부∙창업진흥원 관계자와 에그 3기에 선발된 16개 스타트업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오픈이노베이션 꾸준히 모집 중인 대기업

한편 오픈이노베이션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KT는 KT 브릿지랩(KT Bridge Lab) 프로그램 2기에 참가할 기업과 창업지원공간(관악센터/대전센터)에 입주할 기업 등 유망 벤처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 2기를 맞이하는 ‘2023 KT 브릿지랩’은 KT가 추진하는 사업과 협력이 가능한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해 KT와 선발 스타트업과의 사업협력을 집중 지원하는 KT의 대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KT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벤처/스타트업 협력 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했으며 ▲모션인식기술 ▲만성질환 건강관리 ▲AI경량화 솔루션 ▲빌딩관리솔루션 ▲CCTV 행동분석기술 ▲빌딩 간 배송서비스 ▲오피스빌딩 중개 솔루션 ▲이미지 생성 AI기술 ▲자율주행 C-ITS 솔루션 ▲라이다SW 처리기술 ▲보급형 초정밀 측위 단말 개발 ▲무인매장용 비전 솔루션 ▲AICC 구축 협력 분야 등 총 13개 과제를 함께 할 기업을 선발할 예정이다.

LG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는 6월 7일까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혁신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 분야는 LG의 기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미래 유망한 분야로 꼽히는 혁신 기술, 비즈니스, 서비스 등이다. ▲인공지능(AI) ▲웰니스 ▲우주 기술 ▲모빌리티 ▲WEB3·메타버스 ▲바이오 기술 ▲푸드테크 ▲클린테크를 비롯해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도 제안할 수 있다.

최종 모집 대상에 선정되면 LG 오픈이노베이션 페스티벌 ‘슈퍼스타트 데이’ 참가 기회를 얻는다. 또 LG그룹 육성 프로그램인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선발 기회도 획득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6일 ‘에그’ 3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에그’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과 ‘그’린 벤처가 함께 한다는 의미로,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공유해 환경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SK이노베이션 및 8개 사업자회사들은 1년간 선발된 스타트업에 투자유치 자문, 맞춤형 멘토링 등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협업 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성, 혁신성, 사회적 영향력 및 SK이노베이션 계열과의 협업 가능성을 기준으로 저탄소, 순환자원화 관련 스타트업 16개사를 에그 3기로 선발했다. 올해는 특히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 폐플라스틱 자원화 등의 분야를 넘어 탄소중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관련 스타트업을 선발하며 환경 스타트업의 범주를 확대했다. 16개사가 보유한 기술은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추진하는 신사업과 연계성이 높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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