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녹음파일 유출’ 파문과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공천’을 언급했다는 것을 두고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고 일축하면서 이 정무수석 자신도 공천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반론을 펼쳤다.

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수석은 부산 지역구 의원으로 저하고도 가깝고 지금 부산 언론에서 ‘이 정무수석이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이 정무수석은 본인도 공천 걱정해야 할 판에 무슨 공천 이야기를 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천 발언은) 공천 시즌에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말이고 밖으로 알려지면 큰일 나는 일인데 그런 대화를 나눴을 리가 없다”며 “(특히) 이 수석이 공천 시기에 정무수석이라면 (공천을 언급했다는 자체가) 큰 문제가 되겠지만, 저분이 정무수석을 (공천 시기) 그때까지는 못 할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하 의원은 이 수석의 본인 생각이 아니라 윗선의 얘기를 전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총선 시즌에 정무수석을 할 그런 사람이 그런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고 반박했는데, 즉 이 수석이 내년까지 정무수석을 할 가능성이 없기에 윗사람이 그런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도 없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그는 “정무수석은 완전히 중노동이어서 2년을 하기는 힘들고, 또 이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올리지 않으면 본인도 (공천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기에) 위험하다”며 “왜냐하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으면 이 수석이 (책임론 차원에서) 화살을 맞을 것인데 무슨 공천을 거론하고 ‘압박을 가한다, 딜을 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태 최고위원의 (내가 과장해서 말한 것이라는) 말이나 이 정무수석의 (태 의원과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는) 말을 믿지 못하겠다. 녹취록 내용이 사실인 것 같다”고 의구심을 내비치면서 “이 사안 자체가 만약 사실이라면 심각한 불법 행위다. 불법 공천 개입은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년을 구형하고 2년의 징역형을 받은 그런 문제라서 엄청난 불법행위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지어 유 전 의원은 ‘태영호 녹취록 파문’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향해서도 “윤리위는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야 한다”며 “윤리위는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이것은 진실이 어느 거냐의 문제다”며 “윤리위가 태 의원이 ‘자기가 한 말은 맞지만, 녹취록 내용 전부 엉터리고 이건 내가 거짓말한 것이다’라는 말을 그대로 믿고 태 의원만 징계하는 식으로 결론을 내버리면 나중에 굉장히 큰 문제를 남기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