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1회 말에 구원투수 올리자는 팀은 애초에 라인업 잘못 짠 것”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좌), 한동훈 법무무장관(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좌), 한동훈 법무무장관(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자 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유상범 의원이 28일 “국가적으로 위중한 상황에 장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때”라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 상황이 강대강 대치가 되면서 법사위를 패싱하는 본회의 직회부 형태로 입법 폭주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 출마는 제가 대통령이라면 안 시키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정책 대안정당으로서 정상적 국회 운영이 된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 정책 아이콘 비슷한 모습도 보이고 있고,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이끌어가는 데 스피커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저희가 영입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 한 장관은 굉장히 안정감 있고 명쾌한 논리를 통해 정부에서 중요한 키맨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거듭 영입 가능성에 선을 그었는데, 이는 전날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된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개인적으로는 등판했으면 좋겠다”고 한 장관 차출설에 힘을 실었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특히 박 의원은 정계에서 한 장관에 기대하는 역할과 관련해 “X세대의 선두주자라고 볼 수 있는데 그분이 나와서 기존의 586, 소위 운동권 세력, 이 세대들을 좀 물리치는, 그래서 새로운 세대가 부상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는데, 이처럼 여당 내 일각에서 한 장관 차출설까지 거론한 데에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 내년 총선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꼬집어 이준석 전 대표는 2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은 1회말에 구원투수 올리자는 팀은 그냥 애초에 라인업 잘못 짠 것이다. 감독에 대한 충성도 같은 기준으로 선발을 내면 이런 것”이라며 새 지도부를 ‘친윤’으로만 구성한 데 대해 일침을 가하는 한편 “그리고 지금 내야수비도 엉망일 테니 투수 하나 바꾸는 것에 큰 기대하지 말고 그냥 빨리 비와서 노게임 되는 정도만 기대하자. 노게임 이후에 심기일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한 장관 등을 영입해도 별 효과 없다는 지적을 했다.

다만 한 장관 스스로 ‘총선 역할론’에 대해 “저와 무관한 일이고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데다 유 의원도 “지금 그런 (영입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만큼 한 장관 차출설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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