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불황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 곤두박질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투자 지원
일본과의 무역 리스크도 해소될 듯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한국해운협회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한국해운협회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반도체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K칩스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했다. 여기에 정부가 300조원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날 조세소위를 열고 반도체특별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K칩스법’이라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은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의 연간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직전 3년 동안 연평균 투자금액을 초과해 투자하는 경우 올해까지는 10% 추가 공제를 해주는 내용도 포함되며, 이를 적용할 경우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세액 공제가 가능해진다.

이 법안은 당초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표류하다가 민주당이 정부안의 공제율을 수용하고 수소 등 탄소중립 산업, 미래형 이동 수단까지 확대시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새로 발의하면서 통과하게 됐다. 여야는 오는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뒤 숙려기간을 거쳐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K칩스법 조세소위 통과로 경제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K칩스법이) 반도체 한국의 아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은 산업의 숨통을 틔워주고 투자의 물꼬를 터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 대한상공회의소도 “이중삼중의 어려움에 직면한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크게 덜어주어 향후 우리나라가 미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산업강국 입지를 견지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시장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우리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오는 30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K칩스법의 지체없는 통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번 개정안은 반도체 같은 첨단분야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에 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수행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K칩스법 입법이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되기를 바라며 향후에도 우리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측의 3개 품목 수출관리 운용 규정 변경 실시와 동시에 일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나아가 양측은 상호 ‘국가 카테고리(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이 되도록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이어진 일본 경제산업성과의 제9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국장급)에서 양국 수출관리 당국의 체제, 제도 운용, 사후관리 등을 포함하여 수출관리의 실효성에 대해 긴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1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방에 14개의 국가 첨단 산업단지를 신규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전략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에서 시작된 경제 전쟁터가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산업 전체로 확장되고 있고 각국은 첨단 산업 제조 시설을 자국 내에 유치하고자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확정하고, 우선 3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와 관련해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협회는 “국내 반도체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에 담고 있는 종합적인 지원 전략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튼튼한 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월 ICT 수출 현황 집계’에 따르면 ICT 분야 수출액은 12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2.0%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반도체 출하량·단가 하락이 이어지며 반도체 수출액은 41.5% 급감했다. 이중 시스템 반도체는 25.5%, 메모리 반도체는 53.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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