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기치로 내 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주요 당직에 ‘친윤계’(친윤석열계) 인사들로 채운 것을 두고 이언주 전 의원이 15일 “김기현 대표, 어차피 큰 기대도 안 했지만 사무총장부터 부총장·대변인·여의도연구원장 등 전부 친윤일색인데, 연포탕은 무슨 얼어 죽을 연포탕인가”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나선 반면에 조수진 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도 어떻게 보면 유승민계,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분이 됐는데, 당직 인선의 첫 단추니 조금 더 지켜봐 달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윤’이 중심이 된 당직 인선에 대해 “총선 공천과 관련한 직책은 모두 친윤, 그것도 전당대회 때 연판장으로 줄 서기와 대표 후보 집단 린치로 찍어내기에 앞장선 사람들”이라면서 “반자유적, 반민주적 정치인들로 당시 여론의 지탄을 받은 자들인데도 그들을 전면 배치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전 의원은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은 탈유승민계라 유승민계가 아닌데, 그걸 두고 탕평이니 어쩌니 거짓을 말한다”고 꼬집으면서 “국민의힘 인사 및 향후 공천의 코드는 다음과 같이 이해가 되고 예상이 된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윤석열 사당 만들기 ▲검찰당 만들기 ▲친윤·줄세우기 공천”이라면서 “기존 보수당의 다양한 색깔을 없애고 사당을 만들겠다는 것, 모든 당의 주요 인사와 시스템은 검찰 친화적으로 바꾸겠다는 것, 윤 대통령에게 줄 서고 앞장서 홍위병 노릇을 하는 자들로 철저히 공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패권적 독식공천.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을 밀지 않았거나, 전대에서 김기현 대표를 밀지 않은 세력들은 철저히 제거하고 친윤들만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코드의 정당을 과연 국민들이 총선에서 선택해 줄지도 의문”이라고 분노했다.

더 나아가 그는 “다만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는)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 상대 당이 형편없을 때다. 민주당이 더 싫어서 국민의힘을 찍을 거라 생각하고 교만하기 짝이 없는 행보를 보이는 걸 수도 있다”고 비꼬면서 “한심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는데, 역대급 비호감 총선 또 치를 건가. 이 미쳐가는 상황에 화가 난다. 이들은 뭐하는 자들인가”라고 쏘아 붙였다.

반면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내일은 홍보본부장이나 추가 당직 인선이 있을 것”이라면서 후속 인선 소식을 알리면서 “지난주에 전당대회가 치러졌고 월요일에 첫 인선이 있었다. 정책위의장이나 원내대표가 당연직 지도부인데 그분들 같은 경우엔 4월에 경선이 치러진다. 그러니까 더 지켜 봐야 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조 최고위원은 새 지도부에 영남권 지역 인사들로 쏠린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도 “현재 우리 당의 의원들은 2020년 총선에서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정말 사실상 전패에 가까운 참패를 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영남 출신 의원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선출직 최고위원의 경우 김병민 최고위원은 서울 동쪽의 험지이고 저는 서울 서쪽 양천갑 관문인데, 그렇다면 이게 영남 일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이렇게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반론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간 대립각을 보이며 ‘함께 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렇기에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반성과 성찰을 한다면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사실상 포용의 뜻을 밝혔다.

특히 조 최고위원은 “중요한 점은 이제 경선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으로 그럼 결과에 승복하고 누구나 그 과정에 대해서 반성과 성찰을 해야 된다”며 “고사성어 중 줄탁동기(啐啄同機),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면 밖에서도 어미가 쪼아줘야 되지만, 병아리도 스스로 안에서 두드려야 된다는 말이 있다. 그것처럼 승자가 된 쪽은 포용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되고, 진 쪽은 승복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보이는 등 서로가 노력해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