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고흥 순천 두 지역간 과열 경쟁 자제하고, 함께 유치에 노력해야”
“도내 유치가 관건…중립적 자세로 지역 유치에 최선 다할 것” 입장 표명
단조립장 예비 후보지인 경남의 창원시, 전남 고흥군과 순천시 각자 경쟁중

[전남동부 취재본부 / 문종천 기자] 한국형 우주발사체의 새로운 단조립장 설립 부지로 순천·고흥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면서 두 지자체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6일 모 언론매체를 통해 전남도 관계자가 “고흥군이 우주발사체 조립장 후보지로 최적지”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순천시가 반발하는 모양새다.

순천시청[사진/순천시]
순천시청[사진/순천시]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모 언론의 보도가 전남도 전체의 입장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남도의 명확한 해명과 양 시·군의 분쟁을 격화시키고 부추기는 전남도는 차후 발생한 모든 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남도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중한 중립이 필요하고 지자체 간 장점을 살려 상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안과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순천시는 다정한 이웃인 고흥과 기업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을 원치 않는다”며 “서로 경쟁대상이 아닌 전남 동부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순천, 여수, 광양이 갖춘 산업기반과 고흥 우주발사체 클러스터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남해안벨트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아가 “이미 후보지 선정을 위한 평가서가 제출 완료되었으므로 공정한 평가와 지역 내 소모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지역 정치권은 물론 유관기관들도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 시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주)는 전남도의 전체적인 산업지형과 지역의 사정을 고려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하다”면서 “글로벌 기업인 한화그룹의 판단을 존중하고 순천이든, 고흥이든 전남 유치가 중요하므로 지역 간 갈등 없이 하나로 협력하는 마음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재차 강조했다.

노관규 시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2일 민간기업의 후보지 평가 자체의 부당성을 강조한 고흥군과 바로 전날 고흥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의 고흥 유치 지지도 함께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조립장을 고흥군에 구축해 ‘고흥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지정과 조성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과열 양상으로 일각에선 도내 유치를 위한 두 지역간의 중재 등 전남도의 전략적인 역할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단조립장 예비 후보지인 경남의 창원시와 고흥군과 순천시는 각자의 경쟁력을 부각시키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고흥군은 나로우주센터를 필두로 기존 인프라를 중심으로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내세우고 있다.

순천시는 율촌1산단의 해상운송을 통한 나로우주센터 접근성, 전력·용수 및 연관 산업 인프라, 교육·쇼핑·편의시설 등 정주 여건 우위를 강조하고 있다.

창원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 공장과 협력업체, 소재·장비 업체 등이 입주하고 있는 점을 들어 단조립장과의 연계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8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 ⓒ항우연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8월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 ⓒ항우연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개발사업은 그 동안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주도해 앞서 발사한 누리호 1·2호를 경남 사천의 단조립장에서 조립·제작해 왔으나, 누리호 발사체 기술이 민간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전되면서 새로운 단조립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조성을 위해 전문용역기관을 통해 평가항목을 확정하고 전문가 3인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입지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3일에는 단조립장 유치를 신청한 고흥군, 순천시, 창원시가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후보지 선정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최종 선정은 3월 말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 관계자는 “고흥군 최적지 보도는 우주산업클러스터 지정에 따른 지역내 앵커기업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체적인 맥락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면서 “중요한 것은 특정지역이 아닌 도내 유치가 관건이며, 전남도는 이를 위해 지역 편향 없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흥·순천 양 시군간 지나친 경쟁은 도내 유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하면서 “우주발사체 전남도내 유치에 모두가 함께 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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