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친문'(친문재인계)으로 분류되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국회 체포동의안 보고 및 표결'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이재명 대표가 할 수 있는 묘수이고 신의 한 수"라면서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모습에 스스로 힘을 갖게 하는 사즉생 생즉사 논리가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여러가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국민들이 검찰에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라면서 "(그렇기에 이 대표는) 스스로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성원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는 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와 관련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거로 생각하고 있다"고 점치면서 "(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무게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 치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박 전 장관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때와 같이) 똑같은 것을 반복하게 된다면, 국민은 '정치쇼'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표결에 큰 영향을 못 줄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권경쟁 상황을 거론하면서 "지금 국민의힘은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해서 막장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데,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공천하는 사람이 달라진다는 건 '불공정 공천'으로 '공천 장사를 한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그렇다면 민주당은 이와(국민의힘과) 정반대로 하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 박 전 장관은 "민주당이 공정한 공천을 하고 당대표가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 깨끗한 공천 시스템을 누가 먼저 만드느냐가 '내년 총선의 핵심'"이라면서 "(상향식 공천은)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핵심 포인트'인 것"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이 대표에게 공천권을 내려 놔야 한다고 압박에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만약 이재명이고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라면 여론에서 이기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면서 "(이 대표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당을 희생시켰다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고,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정치생명도 담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조 교수는 "검찰이 자신있게 국회로 체포동의안을 보낸 이유는 부결이든 가결이든 검찰에겐 둘 다 좋은 꽃놀이패라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불체포특권을 공약한 민주당이 명분을 잃는 모습을 보여줘 검찰이 정치적 승리를 거두게 되는 것이고,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국민들 입장에선 이 대표에 대한 유죄의심이 더 강해지고 검찰도 그동안 못 찾았던 증거를 찾을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정치검찰이 이 대표를 탄압하는 거라면 고도의 두뇌 싸움으로 이 대표는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스스로 법원에 출두'해 검찰에 협조하는 안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재차 당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