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와 관련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경쟁에서 밀려난 듯한 기류가 흐르면서 지지율 하락세로 전환된 나경원 전 의원이 돌연 '불출마' 선언을 하여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전대에 출마하는 주자들의 '윤심 경쟁' 과열 양상에 대해 "정도가 지나치면 부작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윤심 경쟁이 내년에 열리는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그렇기에 전대 후보들도 그런 점에 유념하고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박하면서도 당권주자들을 향해 "오로지 대통령이 나를 좋아하고, 나만이 대통령과 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도가 지나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전대에 나오는 분들이 그런 점을 잘 활용해서 이야기하고는 있는데 너무 과하다"면서 "(앞으로의 전대 경쟁 방향이) 정책 경쟁이라든지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한 단합 방법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자제를 촉구하며 전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차 설명했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했고, 정권교체된 지 1년이 채 안 되는 집권 초기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당 안에 강하게 있다"면서 "김무성 전 대표나 이준석 전 대표가 있을 때 (대통령과) 서로 불편한 관계 때문에 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 당원들의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3월8일 전대에서는 대통령과 갈등 관계에 있는 당 대표가 나와서는 안 되지 않느냐는 게 많은 당원들의 생각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그는 윤심 경쟁에서 밀려나 불출마로 회항한 듯한 모습으로 보여지는 나 전 의원발 전대 여파와 관련해서는 "나 전 의원이 전대 불출마함으로써 긴장감이 빠진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보는 분들이 있지만, 당의 단합과 분열 방지 측면에서 잘 된 것 아니냐는 측면도 있다"며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며 말을 아꼈다.

다만 최근 당내 초선 의원들이 집단 성명으로 나 전 의원을 비판하며 불출마를 요구하는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출마 여부에 대해 집단으로 수십 명이 나오라 마라 성명을 내는 것은 바람직한 모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같은당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안타깝다"며 "그래도 당의 대선배인데 그렇게들 집단린치하고 못 살게 굴어 출마 자체를 포기시키다니, 이게 과연 자유민주국가의 정당인가 싶기도 하고 인간적으로도 도대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더해 이 전 의원은 "철학이나 노선 투쟁이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그야말로 패거리지어 왕따 시키며 '너는 안 돼', '너는 싫어' 하는 식의 싸움은 조폭들도 안하는 짓 아닌가"라고 비꼬면서 "이번 전대에서 국민의힘에 기대할 게 뭐가 있겠나. 이런 부당한 상황에 분노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경쟁자가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상황이니 자신이 혹시라도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것도 큰 착각일 것"이라고 맹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