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윤 대통령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
“한국 국민들의 핵무기에 대한 열망으로 합쳐져”
“오는 한-미 훈련은 미국의 의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
“핵무기를 가진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증진되지 않아”
“한국은...미국의 확장억제에 의해 가장 잘 보호되고 있다”

2020년 6월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17일 동해 상공 비행을 마치고 엘리슨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2020년 6월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17일 동해 상공 비행을 마치고 엘리슨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자체 핵보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핵무장을 원하는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미국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확장억제 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 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윤 대통령의 이번에 핵무장 관련 언급(11일)은 “큰 변화”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3일 보도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의 핵무기에 대한 열망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김정은의 위협과 수사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70발이 넘는 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7차 핵실험도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모든 요소들이 한국 국민들의 핵무기에 대한 열망으로 합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모든 대통령이 국내 유권자들에게 전념해야 한다. 윤 대통령도 한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한미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참여하고, 공동 기획, 공동 실행하는 이런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질 경우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던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한국 일각의 강력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에 대한 우려 증대”...리비어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미래 핵무기 보유 가능성에 대한 한국 내 논쟁의 격화와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도록 미국을 설득하려는 일부 사람들의 열망은 한국 일각에서 취약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한국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것이 다수의 견해는 아닐지라도 매우 강력한 견해”라고 덧붙였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직면한 위협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미국이 매우 잘 알고 있고 이에 공감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이 미국이 확장억제 공약 강화와 전술∙전략자산 배치 준비태세에 대한 한국과의 대화에 수용적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다가오는 미-한 훈련은 미국의 의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만일 미국이 명확하고 단호히 의지를 보여준다면 남아있는 한국의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한국 정부가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이 확고하다고 확신한다면 현재 한국이 가지고 있는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가진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증진되지 않는다”...갈루치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를 이끈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대북특사는 12일 VOA에 윤 대통령이 자체 핵개발, 미국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었다며 “과거보다 논의의 지경을 더욱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최근 핵무기 사용에 대한 매우 공격적인 정책 성명들을 발표한 것을 비춰봤을 때 한국이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의 확장억제를 약화시킨다는 주장이 있지만, 소련과 러시아의 핵무기에 대응해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에 60년에서 70년간 확장억제를 제공한데 대해 동맹들이 신뢰를 보냈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미국의 공약을 신뢰할 이유가 있다”며 “핵무기를 가진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증진되지 않는다”고 의미 있는 말을 했다.

토머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대행도 12일 VOA에 한국 핵무장의 비용과 위험은 이익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은 “한국이 30년만에 처음으로 핵무기를 다시 도입하거나 심지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파기하는 것에 대한 비용과 위험은 어떤 군사적 또는 안보적 가치를 훨씬 능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강력한 재래식 억지력,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협력,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에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해 가장 잘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은 “핵무기를 추가한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개선되지는 않는다”며 “한국의 명성이 손상되고 경제적 결과를 초래하며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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