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도 반성도 없는 그의 복귀에 문단이 들썩인다"
"잘못 하고도 당당한 모습, 진보세력의 전매특허냐?"
"활동 재개가 아닌 처절한 반성과 고통스러운 성찰의 제단에 서셔야 한다"

[시사포커스/정유진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성추행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고은 시인이 활동을 재개한다"면서 "타락한 영혼 고은, 더이상 시를 모독말라"고 비난했다.

김기현 의원 [사진 /오훈 기자]
김기현 의원 [사진 /오훈 기자]

김기현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주장하며 "사과도 반성도 없는 그의 복귀에 문단이 들썩인다. 한 문학잡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99%가 반대를 한다. 들불처럼 번지는 시집 불매 운동이 심산한 국민 마음을 대변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는 '가족과 부인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비겁한 당당함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틀 전 검찰 청사 앞에 선 이재명 대표도, 작년말 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그랬다. 잘못을 하고도 당당한 모습, 진보세력의 전매특허냐?"고 덧붙였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비정상이자 모순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비정상이 정상인 양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의원은 "비정상이 허용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면서 "비정상을 외면하고 개혁을 논하는 것은 허구이자 허상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시인 고은의 활동 재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심각한 화두"라며 "우리는 이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어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것은 순수함의 결여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타락한 영혼으로 시와 마주 서는 것이고, 시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시와 문학에 대한 차가운 냉소가 퍼지고 있음이 반증이다. 맹자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수오지심 羞惡之心)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활동 재개가 아닌 처절한 반성과 고통스러운 성찰의 제단에 서셔야 한다"며 "젊은 시절 한때 그의 시로 위안을 받은 적이 있다. 아름다운 그 추억, 이제 조용히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시사 평론가 유창선 박사도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고은 시인이 시집과 대담집을 잇따라 출간했다고 한다. 한마디 사과의 말도 없이"라며 "5년전 최영미 시인은 그를 가리켜 '괴물'이라고 했고, 법원은 1, 2심 모두 최 시인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며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법원의 판단이 아니었더라도, '괴물'’이 저질러왔던 행동들에 대한 소문은 이미 파다했던 터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조금도 새롭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응했다. 하지만 어느덧 기득권이 된 문단의 주류들은 권력이 된 '괴물' 앞에서 침묵했음을 기억하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실천문학사는  최근 고은 시인의 등단 65주텬을 맞아 시집 <무의 노래>를 출간하고,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도 함께 출판했다.

실천문학사는 <무의 노래>를 두고 "등단 65주년을 맞아 시의 깊이는 더해지고 시의 감수성은 처음 그대로인 목소리로 강렬하고도 은근하게 속삭인다"고 소개했다. <고은과의 대화>는 "등단 65년 대시인의 삶과 철학(사상과 지혜)과 시(대표작 118편 수록)의 정수가 하나로 용해돼 있다. 경전을 읽듯 머리맡에 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정치시사평론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이번에 책을 낸 출판사는 실천문학사. 내가 젊은 시절 책만 나오면 서점으로 달려가게 했던 <실천문학>을 냈던 곳이다"면서 "그 출판사가 뿌린 책소개에 이런 말들이 나온다. "등단 65주년을 맞아 시의 깊이는 더해지고 시의 감수성은 처음 그대로인 목소리로 강렬하고도 은근하게 속삭인다"
"경전을 읽듯 머리맡에 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읽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실천'은 무슨.... 이런 문학은 대체 무엇하러 존재하는 것일까"라고 적었다.

이어 "김수영은 말했다. "시여 침을 뱉어라. 나는 거꾸로 말하련다. 시에 침을 뱉어라."라고 고은 시인의 활동 재개를 통렬히 비판했다.

2019년 2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은 시인 관련 선고공판을 마친 최영미 시인(가운데)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년 2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고은 시인 관련 선고공판을 마친 최영미 시인(가운데)이 발언을 하고 있다.

또 2018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라는 짧은 글로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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