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문철강과 와이어와인딩 등 결합, ‘中 소재+美 기술’ 보다 경쟁 우위

울산에서 열린 ‘2022년 국제 수소전기에너지 전시회’에 전시된 에너진의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포스코
울산에서 열린 ‘2022년 국제 수소전기에너지 전시회’에 전시된 에너진의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포스코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포스코가 그린어블 에이치투(Greenable H2)로 에너진과 수소저장용기 국산화를 이뤘다. 포스코 ‘Greenable H2’와 에너진의 기술력이 결합해 수소저장용기가 개발됐다. 미국기계학회 및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품 판매를 위한 인증을 완료했다. 양사가 이번에 공동으로 개발한 수소저장용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00메가 파스칼(MPa)의 압력에 견디고, 1000리터의 수소를 한 번에 저장 가능한 수소충전소용 대용량 수소 저장 탱크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수소 전문철강인 그린어블 에이치투로 수소충전인프라 사업 핵심 중 하나인 수소저장용기를 에너진과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린어블은 풍력·태양광·수소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수송, 저장할 때 적용되는 전문적인 제품 및 솔루션을 통합한 친환경 브랜드다.

수소저장용기는 압축된 수소 가스를 고압으로 저장하는 제품으로 수소충전소에 사용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수소저장용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이번 포스코와 에너진의 공동개발로 국산화 및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 기대된다.

에너진은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와 관련한 국내외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이다. 에너진은 수소충전소에 필요한 핵심설비 및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자 포스코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충전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인식했다. 이 인프라에 핵심인 수소저장용기는 매국 FIBA사가 독점하고 있어 포스코는 에너진과 함께 수소저장용기 소재에서 제품화까지 100% 국산화를 통해 관련 시장에서 경쟁우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에너진과 함께 개발에 나섰다.

에너진 입장에서는 수소저장용기 개발을 위해서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철강소재였다.

황인기 에너진 부사장은 “국내에서는 소재를 생산하는 철강사가 없어, 이탈리아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검토해 보았지만 제품을 받기까지만 1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물류비용 등 경제성 측면에서도 사용이 불가능했다”며 “포스코가 새로 론칭한 ‘Greenable H2’로 수소저장용기용 소재를 개발 및 공급해 주겠다고 한 덕분에 수소저장용기의 국산화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이어 “포스코 소재로 제품을 인증을 받아 중국산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미국의 FIBA보다 안전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소저장용기 내부에 들어가는 베셀(Vessel)에 ‘와이어 와인딩’ 기술로 강선(Steel Wire) 감은 모습 ⓒ포스코
수소저장용기 내부에 들어가는 베셀(Vessel)에 ‘와이어 와인딩’ 기술로 강선(Steel Wire) 감은 모습 ⓒ포스코

포스코는 먼저 에너진이 설계한 수소저장용기에 적용코자 하는 철강소재에 대한 니즈를 파악했다. 해당 용기는 고압의 압축된 가스를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이 최우선이었고, 미국기계학회 (ASME, 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s) 수소저장용기 규정을 충족시키는 두께 400mm 이상의 극후물 강재가 필요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대 두께인 700mm 반제품 철강재를 생산할 수 있는 PosMC(POSCO Mega Caster)를 활용해 수소저장용기에 최적화된 ‘Greenable H2’ 철강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에너진은 풍력, 수소 등과 관련된 특허를 국내외 50여 건 이상 출원할 정도로 신재생에너지 관련한 기술이 탄탄한 강소기업이다. 특히 에너진이 보유한 ‘초고압 제어기술’과 ‘와이어 와이딩(Wire-winding)’ 등 혁신적인 기술이 이번 수소저장용기의 개발 및 국산화를 가능케 했다고 포스코는 설명했다.

‘초고압 제어기술’은 6000바(bar)의 초고압까지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와이어 와인딩’은 수소저장용기의 내·외부에 강선(Steel Wire)를 적층하고 감아서 제작하는 기술로 대용량의 수소저장용기 제작에 유리하고 폭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일반적인 수소저장용기는 압력을 받을 경우 원통의 중앙부분이 볼록하게 팽창한다. ‘와이어 와인딩’ 기술을 적용하면 감겨진 와이어에 의해 용기의 모든 부분이 균일한 압축응력하에 놓이게 되어 폭발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이영철 에너진 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수소 자동차에서 700바(bar), 수소 충전소에서는 900바(bar) 정도의 고압 제어기술이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에너진의 초고압 제어기술은 이보다 최소 6배 이상의 압력을 제어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라며 “에너진 제품은 기존 美 FIBA사 대비 약 2배인 1000리터(896바 기준)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1기로 수소 자동차 약 10대를 충전 가능하며 여러기를 높게 쌓아 올려 사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세계 최초로 금속 실린더 외부에 강선을 감는 에너진 고유의 ‘와이어 와인딩’ 방식으로 제작되고 포스코의 수소용 전문철강 ‘Greenable H2’를 적용해 안전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와 에너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수소저장용기의 국산화를 실현 지난 8월 국내 최대 규모 수소산업 전시회인 ‘H2 MEET 2022’에서 ‘H2 Innovation Award’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스코와 에너진이 수소저장용기 보급에 관현 업무 협약을 맺었다. ⓒ포스코
포스코와 에너진이 수소저장용기 보급에 관현 업무 협약을 맺었다. ⓒ포스코

포스코와 에너진은 지난달 1일 수소저장용기 보급 협력 업무 협약을 맺었다. 포스코가 제철소 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시 에너진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업무 협약이다.

황 부사장은 “수소충전 인프라 사업과 관련된 제품이다 보니 중소기업인 에너진에게 판매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제품개발에 이어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있어서도 포스코로부터 또 한 번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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