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경기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경기침체 기로”
금리인하 질문에는 “시기상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부작용, 경기 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날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최종 기준금리가 3.5%일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경제 상황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경기침체 우려로 최종 기준금리가 3.5% 수준이 될 거라고 전망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고 있어 한은도 3.5%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거라는 전망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한은 기준금리를 3.25%로 인상하면서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내년 최종 기준금리 3.5%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 3.5%를 예상한 것은 11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들의 의견으로 소통의 차원이지 약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아직 금통위원들과 해당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1월에 자세히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달에 논의한 바로는 아직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이며 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치 수렴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위원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답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커지고 길어지고 있는 것을 경기침체 지표로 보기에는 아직 논의 중이라는 해석이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오른 금리는 2~3년 내 내려갈 것이라고 보고, 공급 안정이 되면 단기적으론 오른 금리가 장기적으론 내려가는 것”이라며 “경기침체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내년 경기 전망을 1.7%로 예상하고 있고 상반기에는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기가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경계선에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한은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 대책을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았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라고 해서 실제 2%에 근접했을 때 정책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중장기 흐름을 예측하면서 목표치로 수렴하는지 여부를 본다”며 “너무 늦게 대응하면 경기침체를 악화할 가능성 있고 반면 일찍 대응하면 다시 인플레가 발생하는 ‘스톱 앤 고(stop-and-go)’라는 말처럼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할 수 있어 두 상황 모두를 고려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내년도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 13일, 2월 23일, 4월 13일, 5월 25일, 7월 13일, 8월 24일, 10월 19일, 11월 30일 등 총 8차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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