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전언 형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인간 자체가 싫다'고 말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은 가운데 대통령실이 25일 '사실 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반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아니였다면 윤 대통령이 야권과 자주 만남을 가졌을 것이라고 진단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유 전 총장은 어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제안한 지인에게 '(이재명이라는) 인간 자체가 싫다고 말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면서 "그런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최근 지인에게 그런 건의를 받은 바 없다"며 "(윤 대통령은) 야당 대표를 두고 (주변인들에게) 특별히 언급한 일도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했었지만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이라는 용어는 구시대의 산물이라는 판단에서 일대일 독대 형식이 아닌 '여야 대표 모두 함께 만나자'고 거절하면서 정치권의 상황이 좋아지면 자리를 만들겠다고 후일을 기약했던 바 있다.

다만 전날 유인태 전 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야당대표(이재명)를 '중범죄자'라고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대통령한테 멘토가 될 만한 사람들이 '야당 대표를 만나라' 이런 조언을 많이 했을 것 아닌가.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재명이 싫다'는 것 아니냐"라고 언급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유 전 총장은 "그런 조언을 했던 분이 대통령이 '싫다'고 그러니 더는 얘기 못하겠더라고 그런다"며 "(저는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인간 자체가 싫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야당인 민주당과 차별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관측했는데, 다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제 생각에는 아마)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가 안 됐으면 자주 만났을 것 같다"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하 의원은 "저는 이 대표가 대표직으로 있는 한 영수회담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영수에다가 뭔가 타협을 하고 협상을 해야 되는데, 그러면 국민들이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머릿속에 자기 사건을 좀 축소하고 봐줬으면 하는게 핵심일 거고, 그래서 지금 계속 정치 탄압을 주장도 하고 있기에 사실상 (영수회담을 하게 된다면 국민들은) 물밑에서 뭔가 부적절한 협상이 오고 간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나아가 그는 "지금 이재명 대표는 사실상 피의자다. 형사 피의자인데, 이런 형사 피의자와 정치적 협상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한 것"이라면서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이 만남을 갖는다면) 오해받는 영수협상, 영수회담이 될 수 밖에 없기에 저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를 빨리 사퇴시키던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하 의원은 "수사도 수사인데, 이재명 대표는 자기 최측근 분신 같은 두 사람(김용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지금 뇌물 받고 감옥에 있다"며 "이 대표는 전형적인 구악 정치인인데, 상당히 개혁 인사로 포장되어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장 사과하고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야 민주당도 정상화될 것이고, 그래야 국정도 정상화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