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흑인 선수 한 명도 못 본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 72년 만에 흑인 선수 없는 월드시리즈 직접 지휘/ 사진: ⓒMLB.com
더스티 베이커 감독, 72년 만에 흑인 선수 없는 월드시리즈 직접 지휘/ 사진: ⓒMLB.com

[시사포커스 / 이근우 기자]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이 메이저리그에서 미국 태생의 흑인 선수가 부족해진 것에 유감을 표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8일(한국시간) “베이커 감독은 월드시리즈에서 흑인 선수들이 활약하는 것을 보고 자랐고, 야구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지난 195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태생의 흑인 선수 없이 월드시리즈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2022시즌 MLB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그러나 양 팀 모두 백인, 중남미 선수들만이 로스터에 올랐다. 특히 필라델피아는 시즌 중에도 흑인 선수가 로스터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커 감독이 이끄는 휴스턴에는 흑인 선수로 마이클 브랜틀리가 있었지만, 지난 6월 어깨 부상을 입은 뒤 8월에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흑인 사령탑의 휴스턴도 흑인선수 없이 월드시리즈를 치른다.

이에 대해 베이커 감독은 “야구계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좋지 않다. 이런 상황이 오는 데 1년 또는 10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 1947년 MLB의 최초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이 활약한 후 월드시리즈에서 흑인 선수가 없었던 월드시리즈는 1950년 뉴욕 양키스와 필라델피아의 경기가 유일하다. 베이커 감독이 직접 팀을 지휘하면서도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MLB에서 흑인 선수의 감소는 수년 동안 제기된 문제다. 미국 플로리다 중부의 스포츠 다양 및 윤리연구소 리차드 랩칙 소장은 지난 1991년 데이터가 집계가 시작된 당시 MLB 개막전 로스터에서 흑인 선수의 비율은 18%였고, 올 시즌은 역대로 가장 낮은 7.2%라고 전했다.

한편 베이커 감독은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흑인 선수가 1순위에 지명되는 일이 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는 이런 상황이 일어나거나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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