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분리'라던 윤 대통령, 與 당협위원장과 오찬서 '단합' 강조 왜?

윤석열 대통령(좌)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윤석열 대통령(좌)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당권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조직 정비까지 예고하고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도 19일 당 원외 당협위원장과 오찬 간담회를 가져 사실상 '친윤체제' 구축을 위한 움직임을 엿보였다.

◆ 윤 대통령,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초청 "한 마음 한 뜻으로 힘 합쳐야"

천효정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방컨벤션센터로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와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등 원외 당협위원장 88명이 참석했으며,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도 함께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윤 대통령은 당협위원장들을 향해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렵고,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이런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이다.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시키고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어 대통령은 "정치를 선언하고 국민 앞에 나설 때 저의 모든 것을 던지기로 마음먹었다"면서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당을 향해 한 마음으로 단합해 줄 것을 주문했다.

◆ 친정체제 구축 움직임, 정진석 '당협 조직 정비' 예고 "윤 정부 성공 위해"

이에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가진 간담회는 윤 대통령이 지난 5월에 취임한 이후 처음 가진 시간이었는데, 대통령실은 이날 간담회는 그동안 일선에서 고생한 당협위원장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 인사 차원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간담회 참석 후 국회로 돌아온 정 비대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협위원장들은) 그동안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승리로 이끈 주역들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직접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초청해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하면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대통령 윤석열' 연호도 세 차례 나오고 그랬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국민께서 새 정부를 만들어주셨는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당정이 하나된 팀'으로 국민 뜻에 부응하자는 말씀이 있었다"고 밝혀 친정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분위기가 엿보였다.

실제로 정 비대위원장은 당협 조직 정비와 관련해 "공석인 사고 당협이 총 68곳"이라면서 "68곳을 채우지 않고는 전당대회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지역 관리를 통한 '친윤 부대 완성'을 꾀하는 모습이었다.

◆ 말로는 '당정 분리'라던 윤 대통령, 현실은 '당정 협력은 필수' 느꼈나?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소야대 정국으로 국회 의석수에 밀려 주요 정책을 추진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시 말해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있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을 이끌기 위해 자신의 지지 기반을 더욱 굳건할 필요성을 느껴 오는 2024년에 열리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원외 당협위원장과의 소통 행보를 가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로 민주당 원외지역위언장을 초청해 오찬을 하며 총선 압승을 당부해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하는 쾌거를 보여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레임덕 없이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했었다.

그래서인지 윤 대통령은 '당정분리'라고 표면적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정 동력을 회복하여 국정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당정 협력은 필수적인 상황이기에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와 총선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 '尹 멘토' 신평 "2024년 총선, 국힘당 패배하면 윤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 될지도"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던 신평 변호사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4년의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의힘당이 패배한다면 그 후 윤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으로 겨우 연명해 나갈 수밖에 없는 비참한 운명으로 떨어진다"면서 "그리고 이는 보수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신 변호사는 "국힘당의 지지율은 25% 내지 30%로 고착되어 있다"면서 "이 수준에서 중도층의 표를 다수 끌어올 인물이 곧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종인, 尹 향해 경고음 "친윤 인사, 해법 아닐수도 있어...총선 승리 이끌 인물이어야" 

다만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윤 대통령을 향해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려면 어떤 인물이 나에게 가장 효과적인가를 생각해야 될 것"이라면서 "당원들이 다음 총선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당대표로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무조건적으로 '친윤 인사'라고 해서 무작정 밀어주려고 하면 안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친윤이 대표가 돼서 총선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으면 그 다음에 정치적인 상황이라는 것은 우리가 이미 다 예측할 수 있지 않느냐"면서 "남은 기간 윤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 차기 총선 구원투수는 한동훈?, 韓 차출설 띄우는 여권...韓에 러브콜까지

한편 여권에서는 차기 총선의 구원투수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며 총선 차출설을 띄우는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조수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총선에서는 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선거는 누군가의 상징인데, 한 장관이 총선 즈음에 한 번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최형두 의원도 전날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윤 대통령은 압도적인 야당 의석 때문에 다음 총선까지 큰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선거는 치어리더 같은 분이 나와서 선거 분위기를 확 이끌기도 한다"고 강조하며 신선하고 돌풍을 불러올 수 있는 정치 재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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