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과 관련해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비판한데 이어 급기야 '한반도에 욱일기가 걸리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해 연일 '친일 프레임'을 띄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여권은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려는 야권의 선동정치에 불편한 심경을 엿보이면서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 주호영, '욱일기 주장' 이재명 향해 "몰라도 너무 몰라, 현실 인식 문제 있어" 맹폭

먼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정권 하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북한이 핵무장할 시간 주고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의 도발이 점점 과감해지고 우리나라의 전략 목표물에 대해서 방향만 바꾸면 타겟할 수 있는 호전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이제 안보 책임은 정부여당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한미일 연합 방어훈련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국민의 불안이 매우 높다"며 당내 의원들을 향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치밀하게 준비하길 바라고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점검해서 국민의 불안을 씻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의 '욱일기' 발언 논란과 관련해 "여러 의원님들이 말했지만, 자기들 집권할 때 실컷 욱일기를 단 함정들을 항구에 정박까지 시켰는데 이제 와서 저런 얘기를 한다는 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꼬집으면서 "(이 대표는) 현실 인식이 많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맹폭해 사실상 이 대표가 정쟁을 위해 최근 반일 감정을 띄우려는 듯 '친일 프레임'을 꺼내든 것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불편한 심경임을 엿보였다. 

◆ 이재명, 한미일 합동 훈련에 '극단적 친일 행위' 비판 이어 '욱일기 걸릴수도' 주장까지

앞서 이 대표는 전날 SNS 실시간 방송을 통해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일본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해 욱일기와 태극기 함께 휘날리며 합동군사훈련을 한 것이 나중에 역사적으로 어떤 일의 단초가 될지 알 수 없다"면서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와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이 대표는 지난 7일에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은 대한민국 국방이 대한민국의 군사 안보를 지키는 게 아니라, 일본의 군사 이익을 지키는 행위"라면서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규정한 바도 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계속되는 이재명 대표의 친일 프레임 공격에 대해 '선동정치'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적극 대응하며 대치 국면에 들어갔다.

◆ 국민의힘 일제히 대응 비판, 정진석 "대한민국 안보 망치는 망언이자 거짓말" 

실제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우리 젊은이들이 '일본과 해상 훈련을 하면 욱일기를 단 일본군이 우리 땅에 진주한다. 구한말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는 (이재명 대표) 주장에 과연 공감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아니다.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며 "이 대표를 향해 "경박한 역사 인식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께 약속드린다"며 "대한민국이 주권을 내려놓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본군의 한국 주둔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해 국민적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 성일종 "이재명, 사법리스크 벗어나려는 속셈...국민 속이려 말라"

뿐만 아니라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에도 욱일기를 건 일본 자위대 전투함이 인천항에 입항했다. (그리고) 한미일 연합훈련은 문재인 정권 때 합의한 내용이고, 미국도, 일본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끼리 함께 훈련하는 게 왜 극단적 친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성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와 민주당은 김정은에 대한 경고나 비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게 국방 걱정하시는 분들이 핵실험은 꿈도 꾸지 말라는 말 한마디 왜 못하나"고 쏘아 붙이면서 "수십 년 전에나 통했을 얄팍한 친일몰이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속셈을 '극단적 친일'이라는 말로 포장해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김병민 "친일 프레임 정치 공세, 이재명 변한게 하나도 없어"

또한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만행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갑자기 일본을 끌어들여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 주장하더니 이제는 한반도에 욱일기가 걸리는 날이 올 수도 있다면서 반일감정 고취에 열을 올린다"며 "푸틴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탓에 나섰던 이 대표가 이젠 북한의 만행조차 일본 탓으로 돌리고 오히려 우리 정부를 향해 '친일 프레임'의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은 "(이 대표는) '초보 정치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주장이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무단 침공했을 때, 푸틴의 만행을 질타하는 상식을 외면하고 초보대통령임을 부각하며 오히려 피해자인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엉뚱한 정치공세를 펼쳤다"고 맹폭했다. 

이어 그는 "(당시 이 대표의) 이런 황당 주장의 이면에 담긴 노림수는 분명하다"면서 "이 대표, 상대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깎아내리기 위해 전쟁 중의 젤렌스키 대통령 마저 정쟁의 소재로 삼았던 것인데, 이런 이 대표의 인식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 상황에서도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은 "이쯤 되면 이 대표 스스로가 국가 안보엔 별 관심이 없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정치공세가 최우선임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책임 있는 제1야당의 대표라면, 한반도 안보를 위해 협력하는 일본과 우리정부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눈감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먼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도일 것"이라고 쏘아붙이며 대립각을 펼쳤다.

◆ 대통령실도 비판 가세 "북한 미사일 위협은 동북아에 직면한 위협인 것" 

한편 이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가장 (크게) 동북아에 직면한 위협"이라면서 "그 위협을 위해 이웃 국가와 힘을 합친다는 건 전혀 이상한 문제가 아니다. 불이 나면 불을 끄기 위해 이웃이 힘을 합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부대변인은 "일본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대잠초계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있다면 당연히 군사훈련을 통해 조금의 빈틈도 만들지 않는 게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부연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양국 공해상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 연합훈련을 두고 친일이란 정치적 용어나 프레임이 끼어들 수 있는지 굉장히 의아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