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매출액 상위 4개사가 이통 3사 자회사
KB국민은행 포함한 5개사가 절반 이상 차지

알뜰폰 사업 구조. ⓒKMVNO
알뜰폰 사업 구조. ⓒKMVNO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정부가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도입한 알뜰폰 제도가 사실상 이동통신 3사 등 대기업의 놀이터가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동통신 자회사와 KB국민은행 등 대기업 계열사 5곳이 알뜰폰 시장 전체 매출액의 60%를 차지했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및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알뜰폰 제도를 도입했다. 약 12년 뒤인 올해 7월 기준 사업자는 총 74개, 이용가입자는 1185만명에 달하며 매출액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1조1562억원을 기록했다. 알뜰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러나 박완주 의원실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알뜰폰 시장 매출 1위부터 3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자회사인 KT M모바일, 미디어로그, SK텔링크가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에는 LG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매출액 상위 4개 업체가 이통 3사의 자회사가 됐다.

또한 2019년부터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소사업자가 설 곳은 더욱 좁아졌다. 지난 5년간 이동통신 자회사 4곳과 KB국민은행 1곳의 매출액은 무려 2조241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약 46%을 차지했다. 알뜰폰 전체 매출 대비 이통 3사 및 KB국민은행의 매출 점유율은 2017년 32%에서 점차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액의 59%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박 의원은 “이통3사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중소 상생을 위해 도입된 알뜰폰 시장이 결국 금융기업까지 진출하면서 대기업의 또 다른 놀이터가 돼버렸다”며 “중소사업자 보호를 위해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통 3사 자회사 등록조건으로 자회사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있지만, 정작 50%를 넘었을 경우의 제재 규정이나 별도의 패널티는 없어 실효가 없다”며 “이미 알뜰폰 IoT 회선을 제외하면 2월 기준 통신 3사의 점유율은 50%를 초과한 사실을 고려해 점유율 산정 방식과 초과 시 제재 규정을 보완해 나머지 70여 개 중소사업자의 상생을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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