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옥렬·박순애 등 ‘인사실패’ 지적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면담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 면담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부실검증, 인사실패 논란에 대해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라”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부실인사, 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하면서 맞받아쳤다.

이런 반응은 전날 출근길에서 김 전 후보자 거취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기가 맡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에선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며 “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던 점과 동일한 자세로 비쳐지고 있다.

아울러 그는 5일 ‘인사는 대통령의 책임’이란 취지의 질문엔 “그렇다”면서도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란 질문엔 손가락을 흔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보였는데, 일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자질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분명히 보여주려는 듯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박 부총리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임명이 늦어져서, 뭐 언론에 또 야당에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 소신껏 잘하라”고 격려했으며 지명된 지 41일 만에 공식 취임한 박 부총리도 윤 대통령의 덕담에 목례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음주운전·논문 중복게재 논란 등으로 도마에 올랐던 박 부총리나 전날 자진사퇴한 김 전 후보자 외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지명 직후 송 후보자가 지난 2014년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급기야 대통령실에선 “당시 참석자들에게 사과했고 그것으로 일단락된 사안으로 학교의 별도 처분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송 후보자도 논란을 의식했는지 5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마음이 무겁고 많은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는데, 반면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한지 두 달이 되어 가는데도 아직 1기 내각도 매듭짓지 못한 채 인사 문제로 지지율까지 흔들리자 각종 의혹 제기를 정권 흔들기로 보고 강공으로 대응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사검증 문제와 관련해선 전 정권의 문재인 당시 대통령조차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야당 등의 지적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는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야당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이어 “발탁 취지와 이분에게 기대하고 있는 능력,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함께 저울질해서 발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부분은 제쳐두고 흠결만 놓고 따지는 청문회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