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그룹 맏형' 비대위원장으로 '만장일치' 추대, 우려 목소리도 여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이재명 인천계양을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좌)과 이재명 인천계양을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로 곤경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이 당 재건을 위해 발 빠르게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86 그룹 맏형'으로 불리는 4선의 중진인 우상호 의원이 추대되어 관심이 집중됐다.

◆ 우상호 체제 구축한 민주당 "이번 주 내로 최종 비대위 구성 완결될 것"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대위원장으로 '586 그룹의 맏형'으로 불리는 우 의원을 추대하는 것으로 '만장일치' 의견이 모아졌으며, 이와 함께 비대위원으로는 초선의 이용우, 재선의 박재호, 3선의 한정애 의원이 각각 추천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새 비대위의 원외 인사로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인 김현정 경기 평택을 지역위원장이 임명되었다고 밝혔으며, 박홍근 원내대표도 당연직으로 비대위원에 함께 참여한다고 전했다. 또한 여성과 청년 몫의 비대위원은 추후에 논의하여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그는 "이번 주 내 당무위와 중앙위원회를 통해서 최종 비대위 구성이 완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우 의원은 앞으로 차기 전당대회때까지 민주당을 이끌게 되는데, 앞서 이날 임시로 비대위원장직 대행을 맡아왔던 박홍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준비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 신현영 대변인 "우상호, 중진급 중량감...치우치지 않고 리더십 발휘 기대"

이어 박 원내대표는 새롭게 구성될 비대위를 향해 "재창당의 심정으로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혁신하는 일만 남았다"면서 "국민 촛불로 출범한 우리 정부 시작부터 최근 대선, 지선 패배까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쇄신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신 대변인은 의원총회 진행 도중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비대위원장으로 우 의원이 추대된 배경에 대해 "당내 인사이면서 현역 의원인 분이 맡았으면 좋겠단 의견이 우세했다"면서 "(우 의원은) 중진급 중량감이나 국회의원 불출마도 선언한 만큼 대선 이후 치우치지 않고 비대위원장 역할 있어서 리더십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 우상호 비대위 체제, '당내 세력 다툼 커질수도' 우려 목소리 왜?

반면 우 신임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당내 세력 다툼'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솔솔 흘러나오는 분위기도 감지됐는데, 즉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강경파 의원들이 이 의원을 당대표로 세우기 위해 '이재명 지키기'에 열중하는 모습인 반면에 '반명'(반이재명) 기류를 보이고 있는 의원들은 선거 참패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과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를 앞세워 '이재명 비토론'을 꺼내 들었다.

다만 '586 그룹'의 대표성을 띄고 있는 우 비대위원장은 앞서 이 의원이 추천한 인사라고 알려진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당쇄신론 차원에서 '586용퇴론'을 꺼내 들었을 때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며 대립각을 세웠었다.

실제로 앞서 지난달 27일 우 비대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박 전 위원장이 꺼내든 '586용퇴론'에 대해 특정 세대 전체를 통으로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정합성도 떨어지고 좀 불합리한 얘기"라고 발끈하면서 "(586 용퇴론은) 정합성이 떨어져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기대에 못 미치는 행동을 한 분들을 대표적으로 물러나게 하는 일들은 가능하지만, 특정 세대를 다 들어내는 일은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우리 안에 여러 가지 뼈를 깎는 어떤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 말에는 저는 백번 동의하지만, 정치인 개인 평가를 해서 문제가 있는 분들을 걸러내는 것은 정치권에서 당연한 자정기능인 것"이라고 반박하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었다. 

이에 같은날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지에 나섰던 신평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의 586 정치인들은) 그렇게 쉽게 물러날 그들이 아니다. 그들이 과거에 민주화운동을 한 것과는 별개로 그들이 정계에 발을 딛고 서서 지금까지 수취해 온 수많은 이득을 그리도 선선히 포기하겠는가"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에서는 그들을 포함한, 서른명 남짓의 강경파들이 물러날 때 비로소 우리 정계는 정상적으로 호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었다. 즉, 신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친명'(친이재명)의 강경파와 '586 운동권'의 기득권 세력들이 모두 물러나야 민주당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당은 우 신임 비대위원장을 당쇄신과 당내 갈등을 풀어 낼 적임자로 추대했지만, 실제로 우 비대위원장은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소속으로 활동해 왔다가 정치권에 편입된 인물인 만큼 일각에서는 앞으로 민주당 내에서 우 의원을 중심으로 한 '586 기득권'과 처럼회 등의 '친명계 강경파' 의원들의 권력 다툼 구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의 목소리도 솔솔 흘러 나온다고 관측했다. 즉, 민주당의 당내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선도 감지됐다는 얘기이다.

◆ 고민 깊어지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기설부터 집단지도체제 제안까지

심지어 이날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당내 갈등'을 크게 우려한 듯 "민주당은 곪아있는 상태라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면서 오는 8월에 예정됐던 전당대회를 내년 2월로 연기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특히 김 의원은 "(비대위에서) 책임 있는 비판과 혁신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2개월 만에) 바로 전당대회로 가버리면 우리 안에서 결국 또 논쟁이 벌어지고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 이는 민주당이 재건하기 위해서는 더이상 당내에서 세력 다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지난 선거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제대로 이뤄진 후에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도 성향의 소신파인 조응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당내 세력 간의 충돌음을 막기 위해 당대표 권한을 분산하자는 의견을 내고 나섰는데, 조 의원은 "이제는 원트랙으로 가야 반대쪽에서도 극렬한 저항이 덜할 것"이라면서 집단지도체제를 제안하고 나섰다.

즉, 조 의원은 친문 성향의 '586 기득권' 세력과 '친명의 강경파' 간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보면서 차라리 당내 지도부에 계파를 안배함으로써 파열음을 줄여 나가는 것이 낫다는 얘기인 것이다. 

◆ 우상호 "민주당 색깔 잃지 않겠다. 선거 패인 잘 분석해 거듭나겠다" 포부 밝혀

또 다른 한편, 이날 우 신임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위기라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을 무거운 마음으로 수락했다"면서 "민주당의 색깔을 잃지 않으며 선거 패인을 잘 분석해서 거듭나는 모습을 만드는데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래도 선거 패배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당을 수습하는 일이 첫번째 과제"라면서 "지금 나오고 있는 다양한 견해와 갈등 요소들을 조만간 빨리 수습해 당이 한목소리로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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