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헌·당규상 공직선거 후보자의 30% 이상 여성·청년 추천해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TV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3일 김영진 사무총장을 단장,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을 간사로 하는 지방선거 기획단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앞서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들이 많은 표를 줬던 만큼 여성·청년 공천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올해 초에 송영길 전 대표가 광역·기초의원의 30% 이상 청년 공천을 의무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고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도 공직선거 후보자의 30% 이상을 여성과 청년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여성과 청년에게 공천을 확대하겠다”고 역설했다는 점에서 현실적 이유로 그간 잘 지켜지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강제 할당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여성표가 결집 덕분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 중 역대 최다 득표를 하며 초박빙 격차로 석패했었고 오는 6월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어 일단 여성층을 의식해 경선 과정에서 여성·청년 후보자의 경우 득표율의 최대 25%를 가산하고 정치신인에 대해선 최대 2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은 기존대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성을 의식하는 민주당 내 분위기는 지난 21일 초선의원들이 가진 대선 패인 분석 토론회에서도 잘 나타났는데,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21일 오후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젠더 갈등 문제도 많이 민심이 돌아섰던 20대 남성을 너무 의식하다보니 20대 여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못하고 주저했다. 결과적으로는 2030 여성이 함께 했지만 그런 것을 보다 더 균형 있게, 젠더 갈등이 아니라 각자가 사회적 구조 속에 갖고 있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초번에 대응하지 못하고 눈치보고 주저했던 것들에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은 대선 패배 이후 마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청년층과 ‘청문홍답’을 통해 소통하듯 2030세대 여성들과 비공식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을 비롯해 트위터 등 SNS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소통하며 이들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굳혀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성격이 괄괄한 딸을 지칭하는 ‘개딸’이란 호칭으로 2030세대 여성들과 소통하고 이들은 이 고문을 ‘아빠’라고 부르면서 유대감을 형성해나가고 있는데, 이처럼 여성 유권자들을 향한 구애 행보는 당원 가입 증가로도 나타나 충북도당은 신규 가입자의 70%가 젊은 여성들이었으며 부산시당에도 대선 이후 일주일간 신규 입당한 당원 6천명 중 과반이 2030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어왔고 당선 이후에도 고수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도 민주당으로의 여성층 유입을 한층 용이하게 만들어줬는데, 2030 여성들의 많은 입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 공천은 물론 8월에 있을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여성을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당헌당규대로 여성 공천 비율을 대폭 늘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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