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사전투표 말라” vs 尹 “사전투표 하라”…첫날 투표율, 역대 최고치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DB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사전투표가 시작된 첫날, 부정선거 가능성을 우려하는 일부 보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소극적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오히려 연일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후보까지 나서서 독려하고 있다.

윤 후보는 4일 사전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여러분께서 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선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은 국민이 사전투표에 참여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는데,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는 공식은 깨졌다”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발언대로 이번엔 국민의힘에서도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으면 자당에 유리할 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전투표 참여 가능성이 높은 청년층 표심이 과거와 달리 국민의힘에 우호적이라 보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박빙 구도를 깨기 위해서라도 투표율을 최대한 높여야 이길 수 있다고 보는데다 심지어 코로나19도 신규 확진자 수가 26만명대로 폭증하고 하루 사망자 수까지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자칫 수십만 유권자가 선거에 불참할 수도 있는 변수로도 작용하고 있어 민주당조차 최대한 사전투표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래선지 민주당에선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도 “누가 더 투표장에 많이 가느냐의 싸움으로 전환됐다”고 강조했으며 이재명 후보도 자신의 SNS에 “투표해야 이긴다”는 메시지를 올렸는데,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에서도 윤 후보가 일찍이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코로나 확진·자가격리 국민께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5~6시에 투표장에 도착해야만, 본 선거일은 9일 오후 6시~7시 반 사이에 투표장에 도착해야만 투표가 가능하다. 복잡한 조건으로 국민께서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는데 민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사전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글을 올렸고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4일 “투표해야 이긴다. 사전투표하면 더 크게 이긴다”며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통적 보수층 유권자들 사이에 부정투표 의혹 등 사전투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기류가 있다 보니 보수 성향 유권자가 얼마나 참여할지가 변수로 꼽히고 있는데, 실제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민경욱 전 자유한국당 의원,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등 보수 인사들은 이번 선거에도 사전투표 반대운동을 해오다가 황 전 대표와 민 전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 소장은 서울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해 윤 후보는 앞서 지난달 28일 강원 동해 선거 유세에서 “재작년 4·15 총선에서 부정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저희 국민의힘에서 이번에 공명선거감시단을 발족해서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며 “정부가 선거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명 나온다고 발표해 여러분의 당일 투표를 못 하게 막을 수 있으니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으며 급기야 윤 후보의 음성이 담긴 사전투표 장려 전화도 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양당 후보 모두 사전투표에 참여했을 만큼 적극 독려함에 따라 첫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왔는데, 오후 18시 기준 전국 사전투표율인 17.6%는 역대 전국단위 선거로 봐도 동시간대 최고치로 19대 대선(11.7%)과 21대 총선(12.1%) 1일차 사전투표율보다 높아 사전투표 집중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이지만 여당 지지층은 그간 사전투표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당초 소극적이었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얼마나 참여했을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자신의 사전투표가 끝난 뒤에도 4일 오후 경북 경주 유세에서 “사전투표 많이 하셨나. 저도 부산에서 오전에 사전투표하고 왔다”며 “사전투표에 부정 의혹이 있지 않은가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철저히 감시하겠다. 만일 부정선거를 획책한다면 이 나라에서 살 수 없게 해야 하지 않겠냐. 여러분께서 오늘과 오는 5일, 9일 총 3일간 투표해주셔야 우리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는데, 내일까지 이어질 사전투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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