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 발언 논란
해명나선 李 "제 표현력 부족...윤석열 불안한 안보관 지적한 것"
원일희 "그럼 6·25도 이승만이 자극해서 북한과 충돌한 것이냐"
이준석 "일본침략, 독립군으로 싸운 우리 조상 훈계할 생각인가"
진중권 "이재명, 참 나쁜 사람, 표에 눈이 멀어...당신도 인간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도 안양 유세장에서 "언론에서 저는 맨날 욕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해 일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과 취재진들이 일부 마찰을 빚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사포커스TV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도 안양 유세장에서 "언론에서 저는 맨날 욕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해 일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과 취재진들이 일부 마찰을 빚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 '우크라이나 대통령 탓'을 하는 발언을 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27일 "(북한군의 기습으로 시작된) 6·25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자극해서 북한과 충돌한 전쟁이냐"고 따져 물으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원일희 선대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제의 조선 침략도,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이 일본제국을 자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공개 질의한다. 정말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충돌한 전쟁이라고 믿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5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는데, 그 다음날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원 대변인은 "이 후보는 최근 유세마다 우크라이나 지도자 탓이라고 말했다"면서 "이 후보는 경기 고양시 유세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때문에 불안하시죠. 대통령만 똑바로 뽑으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말했고, 파주 유세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 많은데 지도자의 문제만 없으면 걱정 전혀 안 해도 됩니다'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냉엄한 국제질서에서 한 국가의 안보가 '정치 구호'와 허울뿐인 '선언문'만으로는 지켜질 수 없다는 반면교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현실과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는 현실,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르다는 것이냐"며 "상대방은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끊임없이 도발하는데,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에만 몰두하면 평화가 온다는 논리는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궤변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 대변인은 "스스로를 지킬 자강(自强)의 힘과 강대국의 침공을 함께 막아줄 동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후보의 발언과 인식은 어정쩡한 해명으로는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다시 정리해 내놓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준석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외면했던 것처럼 이번 러시아의 침략도 우크라이나 탓으로 돌리며 미화하려나 본데, 적어도 정치 지도자는 장사치가 아니라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이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구한말로 가면 일본의 침략원인을 고종과 조선의 무능이라고 칭하면서 의병으로, 독립군으로 싸우는 우리 조상들을 훈계할 생각이시냐"고 따져 물었다. 

더욱이 이 대표는 "러시아에 줄 서지 않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고 러시아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이 후보의 생각대로라면 일본에 줄 서지 않은 조선 왕실 때문에 일제 강점기가 왔고 일본의 침략은 정당화하는 이야기랑 다를 것이 무엇이냐"면서 "흑해 섬의 우크라이나의 젊은 군인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다가 전사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투영되어야 하는 것은 일제의 강점에 맞서던 의병과 독립군이어야 하고, 이 후보의 손가락질은 그들의 죽음 앞에 결연하고 비통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같은날 이 후보의 해명에 대해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다. 당신도 인간이냐"며 "지금은 감정이 격해서 입에서 심한 말이 나올 것 같아서 이정도로 해둔다"고 맹폭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 후보의 인성을 겨냥한 듯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되어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를 하는 모습, 사랑하는 연인을 전쟁터로 보내며 마지막 포옹을 하는 소녀들의 모습"이라며 "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는 장면"이라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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